[사랑의 편지]유성영/『희망품은 당신위해 회복하리다』

  • 입력 1998년 6월 10일 07시 30분


한아이의 엄마가 됨을 축하하오.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오늘까지 견디어 낸 당신에게 진심으로 찬사를 보내오.

결혼 사십일 만에 갑작스럽게 밝혀진 이 못난 남편의 백혈병…. 그래 얼마나 놀랐소. 또 이백여일에 걸친 입원생활 동안 간병을 하느라 얼마나 수고가 많았소. 항암제를 맞고서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하고 치료가 순탄치 않아 절망스런 순간이 오기도 했지요.내가 그 때에 당신에게 해줄 수 있었던 말은 하나도 없었소. ‘죽지 않고 살아서 당신에게 잘해 주리라. 더 많이 사랑하리라.’ 단지 이런 다짐만 가슴속에 간직한 채 병마와 싸움을 벌이는 길 외에는.

마지막 치료를 위해 입원하던 때 당신과 나는 임신 사실을 알았지요. 남편인 내 생명이 어찌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알게 된 임신 소식. 내가 죽게 된다면 낳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지도 모르는데도 당신은 어렵고 힘들지만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가져야 한다며 아이를 낳기로 결심했지요. 지금은 내가 직장을 그만두어 경제적인 압박도 있고 간병하느라 많이 힘들지요. 그런데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당신이 정말 고맙소.

유성영(경기 의정부시 녹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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