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고무보트생산 ㈜우성아이비,품질입증 목숨걸어

  • 입력 1998년 6월 2일 20시 18분


‘비상시엔 비상(非常)한 방법으로 바이어를 대해야 수출이 늘어난다.’

세일즈맨이라면 누구나 아는 평범한 수칙이지만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군용 레저용 고무보트를 생산하는 ㈜우성아이비. 종업원 45명의 중소기업이지만 바이어를 감동시키는 능력 만큼은 발군이다.

2년전 겨울 구입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카나리아일랜드’사 바이어가 구매상담차 방한했을 때의 일. 이 바이어는 한국의 이름없는 기업에 보트 구매주문을 내는 것이 영 불안했던지 자꾸 ‘안전성을 믿을 수 없다’며 계약을 미뤘다.

며칠을 설득하다 실패한 이 회사측이 마지막으로 내놓은 카드는 ‘윌리엄 텔’전법. 눈보라치는 겨울 성산대교 부근에서 직원과 직원자녀 등 20여명을 가득 태워 한강을 질주했다. ‘품질에 목숨을 건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것. 바이어를 감동시키는 데는 밤샘작업도 효과적인 무기. 지난해 방한한 미국 ‘올리버 이퀴프먼트’사 사장 일행은 우성아이비가 개발한 공기주입식 카약과는 다른 모델의 제품을 요구했다. 그들의 눈에는 모델변경에만 적어도 1주일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다음날 오전5시 새벽조깅을 하다 불켜진 우성아이비의 공장을 보고 찾아온 사장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전날 요구했던 모델의 카약이 번듯하게 완성돼 있었던 것. 주문을 따내기 위해 전 직원이 꼬박 밤을 새운 데 감동한 이 사장은 즉석에서 40만달러어치의 주문을 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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