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피플]친절로 일군 「기름판매왕」 안종호씨

  • 입력 1998년 6월 1일 20시 10분


“어쭙잖은 소장보다 ‘과장’ 직함이 더 어울립니다.”

경기 안산시 시화공단 초입에 들어선 LG칼텍스정유 대천주유소. 이 주유소의 오너인 안종호(安鍾虎·30)대표는 과장직을 달고 직접 영업을 한다. 행여 거래처로부터 ‘젊은 사람이 건방지다’는 핀잔을 들을까 봐서다.

윗 상사는 소장 한사람. 그러나 안과장의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 주유원과 소장을 가리는 것은 무의미하다. 카운터를 맡은 여직원을 빼고 나머지 직원 모두 주유기를 붙잡는다.

대천주유소의 캐치프레이즈는 ‘가족같은’주유소. 처음 보는 고객에게도 무조건 웃는 표정으로 다정한 얘기를 건넨다. 정담을 건네면서도 기름을 넣고 기름값을 계산하는 직원들의 행동은 민첩하다. ‘시간에 쫓기는 손님들이 예상밖에 많다’는 평범한 사실에 착안한 것.

손님들에겐 화장지 등 판에 박힌 선물 외에도 계절에 맞춰 얼음섞인 냉수와 자판기 커피 등을 대접한다.

96년 11월 개업한 이 주유소는 ‘개업 3년이 지나야 월 평균 3천드럼을 판다’는 업계의 정설을 깼다.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전엔 휘발유와 등경유 합쳐 월 4천9백80드럼까지 팔았다. 요즘에도 4천드럼은 소화해낸다. 지난달엔 선발주유소를 모두 제치고 LG칼텍스정유가 선정하는 판매왕으로 꼽혔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