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장애인-고아 돌보기 한평생 김영주-영길형제

  • 입력 1998년 5월 19일 11시 21분


장애인과 고아를 돌보는데 한평생을 바친 형제가 있다.

인천 부평구 십정동 성린직업재활원 김영주(金永周·64)원장과 남구 학익동 인천보육원 김영길(金永吉·56)원장.

형 영주씨는 6·25전쟁 직후 미군부대에서 군복무를 하던 중 전쟁고아들의 비참한 실상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이들을 위해 평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그는 58년 경기 양주군 광릉수목원 내 보육시설인 평화원에서 직원으로 일하면서 전쟁고아를 돌보기 시작했다.

2년뒤인 60년 인천 송도에 있는 성린보육원 총무로 자리를 옮긴 그는 72년 보육원이 부평구 십정2동으로 옮기게 되자 성린직업재활원으로 간판을 바꿔 달고 직접 운영까지 맡았다. 18세가 되면 관계법에 따라 보육원을 나가야 하는 원생 대다수가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직업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 그는 보육원을 나간 원생들과 장애인들을 불러 모아 직업훈련을 시작했다. 전자부품조립 목공 보석가공 재봉 자수 등을 자체개발한 프로그램에 따라 정성껏 가르쳤다.

그동안 성린재활원을 거쳐간 고아 장애인은 모두 5백여명. 이중 80여명은 취업하거나 작은 가게 등을 마련,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

동생 영길씨는 “68년 형님 소개로 보육시설 총무로 들어갔는데 고아들을 돌보는 일이 결국 평생의 직업이 됐다”며 “이 일에 후회해 본 적은 한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들 형제는 “사회에 나가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는 원생들이 찾아와 ‘이제는 걱정마십시오’라고 말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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