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탠더드시대 ⑫]한국「외국인 배타심」이 문제

입력 1998-05-07 20:05수정 2009-09-2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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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국내 대기업은 큰 걱정거리 하나가 더 생겼다. 정부가 드러내놓고 ‘알짜기업을 외국기업에 팔아라’하고 독촉하는데다 인수합병(M&A)시장마저 활짝 열린 탓에 경영권이 무방비상태로 노출된 것.

국내에 제대로된 M&A시장이 들어선 것은 ‘의무공개매수제’의 폐지(2월24일 시행)덕분. 로펌 및 M&A 중개업체들이 ‘악법’이라고 불렀던 이 규정은 상장사 주식을 25%이상 사려면 반드시 ‘50%+1’주 이상을 취득하도록 강제했다.대주주의 양해가 없으면 사실상 인수합병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던 제도.

이밖에 외국인들이 10% 이상의 지분을 취득할 때 기업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한 것도 조만간 폐지될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외국인투자자들의 ‘입질’만 무성하지 M&A시도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김석동(金錫東)쌍용투자증권사장은 “가까운 시일내에 적대적으로 우리 기업을 인수하려는 외국인들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단언한다.

첫째 이유는 한국인들의 뿌리깊은 배외(排外)감정이 제도보다 더 높은 장벽이라는 것. H종금 M&A팀 관계자도 “대우의 톰슨사 인수를 프랑스 언론이 들고 일어나 막았던 사실을 상기해보라”면서 “우리는 그들보다 더 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둘째 이유는 대주주가 장악한 이사회가 인수자 편을 들지않고 무리하게 출혈방어에 나서기 십상이라는 점.

언제쯤 국내 M&A가 활발해질까. 김사장은 “창업세대가 일선에서 물러나면 적대적 M&A에 대한 재계의 ‘적대감’ 역시 약화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박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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