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여성탈모증,호르몬이상-퍼머등 원인

  • 입력 1998년 5월 6일 20시 08분


머리숱이 적어 파마 이외의 헤어스타일로 바꾸기 어렵다는 서울 S여고 영어교사 박은주씨(32·서울 상도동). 빠지는 머리카락 한올 한올을 볼 때마다 신경이 곤두선다.

‘여성탈모.’ 대머리가 더이상 남성만의 질환은 아니다. 다만 남성에 비해 발생유형이 다르고 빈도가 적을 뿐. 상대적으로 외모에 더 민감한 여성에게 탈모는 더욱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 특히 여드름 다모증 음핵비대 등 남성화 증상이 동반된다고 호소하는 여성들이 많다.

개인의 머리카락 수는 약 10만개. 성장기→휴지기→퇴행기의 일생을 거친다. 정상인도 하루에 휴지기나 퇴행기의 머리카락 1백여개가 빠진다. 이보다 많은 수의 머리카락이 빠질 때 탈모증이라고 한다. 대체로 유전적 요인과 남성 호르몬의 작용, 스트레스 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남성형 탈모증〓흔히 말하는 ‘대머리’. 모발이 가늘어지며 머리 중앙을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빠진다. 경희대의대 심우영교수가 최근 전국 2천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여성의 7∼10%(남성의 경우 10∼15%)에서 나타났다.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높다. 여성에게 소량 존재하는 남성 호르몬 ‘안드로겐’이 주요 원인. 유전적 요인을 가진 여성의 머리카락이 이 호르몬에 예민하게 반응해 발생한다.

젊은 여성이 월경불순과 동시에 머리카락이 빠진다면 ‘난소 낭종’과 같은 질환을 의심할 것. 이 병은 남성 호르몬을 증가시키기 때문.

치료에는 항안드로겐성 약물요법과 머리카락과 피부를 동시에 탈모된 부위로 이식해주는 두피피판술 등의 수술요법이 있다. 수술요법이 보다 근본적인 치료법.

▼원형 탈모증〓모발이 빠지면서 머리 한 부분에 1∼5㎝ 원형을 만든다. 사회활동이 많은 20, 30대 여성에게 특히 많다. 발병원인은 불명확하지만 자가 면역체계 이상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레스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치료에는 부신피질 호르몬이 주로 사용된다.

▼기타 △피임약복용 갱년기 임신 등에 의한 호르몬 변동 △극단적인 다이어트에 의한 영양 균형 상실 △잦은 파마나 염색, 과다한 샴푸 사용 등으로도 탈모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휴지기나 혹은 퇴행기 모발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빠진다. 대부분은 몇 주일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된다.(도움말〓서울대의대 피부과 은희철교수, 경희대의대 피부과 심우영교수, 강북삼성병원 유재학교수)

〈이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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