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25시]KBO-구단 방관에 팬 외면받는 프로야구

  • 입력 1998년 5월 3일 19시 32분


선동렬 이종범이 소속한 주니치 드래건스는 한국프로야구 제9구단인가.

마찬가지로 박찬호가 선발투수로 활약하는 LA다저스는 한국프로야구 제10구단인가.

선동렬 이종범 박찬호가 연일 날고 있다. 그뿐인가. 요미우리 자이언츠 조성민의 투구도 눈부시다. 야구팬은 즐겁다. 그러나 이들을 바라보는 국내 야구인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국내 프로야구 관중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기 때문. 모두 60게임이 치러진 4월30일 현재 총 입장객은 44만명. 지난해의 66만명에 비해 33%가 줄었다. 이종범을 내다 판 지난해 우승팀 해태는 무려 73%나 줄었다.

왜 이럴까. 국제통화기금(IMF)탓인가. 선동렬 박찬호 이종범 등 해외파에 야구팬들의 눈과 귀가 쏠린 탓인가. 아니면 공중파방송3사가 주말 야구중계를 예년에 비해 등한시하기 때문일까. 물론 그런 면이 크다. 하지만 각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책임 또한 크다는 지적도 많다. 야구해설가 허구연씨는 “구단이나 KBO는 IMF 핑계를 대며 죽는소리만 하지 말고 이럴 때일수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총재도 만사를 제쳐두고 비즈니스에만 적극 매달려야 한다”고 말했다.

노모 이라부 요시이 등 스타들이 대거 빠져 나갔음에도 이들을 대체할 스타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며 관중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일본야구를 본받아야 한다는 것.

“패티김이나 이미자도 계속 삼류극장에서만 노래 부르면 삼류가수가 될 수밖에 없다”는 어느 야구인의 지적은 백번 옳다.

우리에게 영웅인 선동렬 박찬호 이종범도 일본이나 미국야구가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하여 한국에서 데려간 그들의 용병일 뿐이다. 어린 묘목을 송두리째 그들 시장에 내다 파는 우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김화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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