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것은 폐차를 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점. 대부분은 자신이 필요한 자동차 부품을 구하기 위해 이곳에 온다.
교통사고후 보험회사로부터 폐차처분을 받은 못쓰게 된 자동차에서 백미러 문짝 엔진에 이르기까지 쓸만한 부품을 모두 떼어내 싼 값에 팔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21의 백미러는 3백프랑(약 6만9천원), 시트로엥BX의 뒷 트렁크 문은 5백프랑(약 11만5천원). 일반 정비업소에서 부르는 값의 절반도 안된다.
며칠 전 이곳에서 만난 에두아르 르뤼에즈(42)는 “추돌사고로 뒷 트렁크 문이 깨졌다”며 “정비업소에서는 수선비를 빼고도 1천5백프랑을 요구했는데 여기서 5백프랑을 주고 중고부품을 샀다”고 만족해했다.
그가 몰고있는 시트로엥BX는 88년3월 출시돼 현재 10년이 넘은 구모델. 주행거리가 이미 16만㎞를 넘었다.
승용차를 오래 타는 사람이 르뤼에즈만은 아니다.
르피가로지의 14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프랑스 사람들이 타고 있는 승용차는 출시된 지 평균 9년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85년 조사때 6∼7년이었던데 비해 보유기간이 더 늘어났다.
2,3년 타다가 새 모델이 나오면 승용차를 바꾸고 싶어 안달하는 일반적인 한국인과는 대조적이다. 르뤼에즈가 던지는 한마디.
“차는 잘 굴러가잖아요. 나도 차 상태에 만족해요. 그렇다면 특별히 바꿀 이유가 없죠.”〈
파리〓김상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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