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야쿠르트 아줌마」옛말…고학력 미시族 즐비

  • 입력 1998년 4월 21일 19시 24분


‘야쿠르트아줌마’는 71년 한국야쿠르트유업 창립과 함께 생겨난 우리나라 방문마케팅의 대명사. 자전거나 간이 손수레에 유제품을 싣고 매일 아침 가정과 직장을 훑어가는 고된 일이라 주로 40대 아줌마들 차지였다. 이 회사가 채용한 배달원 초기 모델도 태현실 윤미라씨 등 아줌마티가 나는 연예인들이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몰아친 이후 고학력 신세대 ‘미시족’ 여성들까지 이 ‘아줌마’부대에 진출, 회사측이 신바람이 났다.

올해 1월 이 회사가 선발한 주부판매원 2백37명 가운데 고졸 이상 학력소지자는 1백66명. 2월에는 3백47명 중 2백57명으로 집계돼 고학력 추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특히 1월 8명, 2월 22명에 이어 3월에는 30명 이상의 전문대졸 이상 학력을 가진 ‘아주머니’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뽑혀 회사측도 놀랄 정도.

1∼3월에 선발된 판매원들의 평균 연령은 36.8세. 지난해까지 주부 판매원들의 연령은 대부분 40대 초반. 뽑히기 어려운 만큼 ‘일이 고되다’며 그만두는 판매원도 크게 줄었다.

30대 고학력 아줌마들이 부업전선에 뛰어든 동기는 ‘남편이 실직하거나 월급이 줄어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가 대부분. 아줌마들이 판매수수료로 손에 쥐는 월수입은 대략 1백20만원(서울지역)대로 오전8시∼오후4시의 근무시간에 비하면 적지 않다.

2백만원 이상 수입을 올려 ‘아저씨보다 많이 버는’ 아줌마들도 있지만 수입 격차가 커지면 다른 아줌마들의 사기가 떨어지기 때문에 회사측이 ‘구역조정’을 한다고.

한국야쿠르트측은 “고학력 판매사원이 늘어난 만큼 유산균 발효유의 과학적 장점을 체계적으로 알리는 마케팅전략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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