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5시]박경완-조계현,경륜만큼 차이나는 매너

  • 입력 1998년 4월 17일 19시 10분


15일 인천야구장. 현대 용병 마무리투수 스트롱이 9회초 4점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쌍방울에 8대8로 동점을 내준 상황. 반격에 나선 9회말 포수 박경완은 삼진으로 물러나자 방망이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치며 짜증을 냈다.

사인대로 공을 던져주지 않은 스트롱과 자신의 타격부진에 대한 불만이 겹친 때문이리라. 그러나 이날 그가 상대한 팀은 공교롭게도 지난해까지 6년간 한솥밥을 먹었던 쌍방울. 부잣집에 시집 보냈더니 친정을 몰라본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새나왔다.

반면16일잠실야구장.삼성 조계현은 마치 다시 신인이라도 된 것처럼 공 한 개를 던질 때마다 정성을 들였다. 1백승 이상을 올린 그이지만 마른입술을 훔치느라 연방침을 발랐고 포수 양용모의 사인에 신중하게 화답했다.

결국 이날 생일을 맞은 조계현은 해태에서 이적후 첫 승을 거둬 기쁨이 두 배. 용병 파라가 9회말 OB 정수근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조계현이 뜨겁게 얼싸안는 모습은 보기에도 좋았다.

기자는 필요 이상으로 조계현을 추켜세우고 박경완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없다. 92년 전주고를 졸업하고 쌍방울에 입단했을 때부터 박경완을 쭉 지켜봤기에 그의 성실함과 우직하리만치 따뜻한 인간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박경완은 30대 중반의 조계현과 비교해 볼 때 프로선수로서 좀더 깔끔한 표현방식을 배워야 할 것 같다.

〈장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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