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단원…」,천재화가 김홍도 예술혼 담아

  • 입력 1998년 4월 8일 07시 57분


조선적인 너무나 조선적인, 그리고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화가 단원 김홍도. 그가 멋들어진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왔다. 소장 미술사학자인 오주석 서울대강사와 함께.

오씨가 펴낸 ‘단원 김홍도’(열화당). 이 책을 열면 단원의 삶과 예술이 퍼덕이며 날아 오른다. 마치 그의 그림처럼. 깊고 그윽한 예술세계, 천재적인 예술성, 풍부한 인문학적 교양, 호방하고 풍류 넘치는 인간적 체취….

이 책의 제일 덕목은 단원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여준다는 점. 우리는 그동안 단원을 ‘풍속화’라는 틀에 가두어왔다. 단원은 그러나 풍속화뿐만 아니라 산수 인물 신선 화조 불화 등 모든 분야에 능한 천부적인 화가였다. 게다가 글씨와 문장 음악에도 능통했던 인물. 이럴진대 우리가 단원을 그저 풍속화가라 부른다면 위대한 예술가에 대한 결례가 아닐까.

단원의 예술은 조선적 삶과 조선적 정신 그 자체였다. 풍속에도 산수에도 모이를 쪼는 새 한마리에도 조선이 배어있다. 저자의 설명. “단원은 중국의 신선을 그려도 조선적인 멋을 살려냈다. 신선의 옷주름 하나에도 조선의 가락이 꿈틀거릴 정도였으니….”

인간적인 면모 역시 단원의 매력. 용모도 준수한데다 술과 친구와 매화를 좋아하고 때로는 짓궂기도 했던 단원. 호탕하면서도 말년의 질병과 죽음 앞에선 어쩔 수 없이 무력해져야 했던 너무나 인간적인 사람 단원.

단원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이 책. 그러나 부담없이 일화 몇개만 골라 읽어도 단원의 모습이 그려지는 책. 그러면 단원이라는 사람이 좋아질 것이고 단원의 예술과 정신도 좋아질 것이다. 이는 결국 우리 그림 우리 문화, 그 끝모를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이 아니겠는가.

〈이광표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