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아사히]3년9개월만에 재개되는 남북회담

  • 입력 1998년 4월 7일 20시 03분


▼ 아사히신문 ▼

남북한 정부당국자 회담이 3년9개월만에 실현될 것 같다.

양측의 정부 레벨 대화는 94년 당시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김일성(金日成)주석의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협의가 마지막이었다. 김주석의 사망으로 정상회담은 취소됐다.

그때 정상회담이 열렸다면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는 다르게 전개됐을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남북한간 대결자세가 깊어졌다. 북한의 잠수함 침입사건에 황장엽(黃長燁)비서 망명사건이 겹치면서 남북관계는 일촉즉발의 위기로까지 악화했다.

남북회담이 실현되면 역사적 의의를 갖는다. 한국은 작년말부터 경제위기로 어려움에 직면, ‘흡수통일’이 가능한 상태가 아니다. 이런 현실이 북한의 정책전환을 서두르게 했는지도 모른다.

북한의 변화 배경에는 심각한 식량위기가 있다. 중국과 미국 국제기구의 식량원조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기근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한국에 원조를 요청한 것은 식량사정이 상상 이상으로 심각함을 말해준다.

김정일(金正日)정권이 어려움에서 벗어나 국제적 이해를 얻으려면 불투명성을 없애야 한다. 식량위기를 겪으면서 군사훈련을 계속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적지 않다.남북대화의 분위기가 성숙했지만 앞날은 결코 낙관할 수 없다. 남북회담은 사소한 일로 결렬된 역사를 반복해 왔다.

쌍방 모두 초조해하지 말고 상호이해를 통해 신뢰관계를 구축하길 바란다. 이산가족 재회의 길도 열기를 바란다. 전쟁으로 생이별한 사람들은 이미 나이가 많이 들었다. 시간은 별로 남아있지 않다.

〈정리·도쿄〓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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