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뜬눈의 고통」 불면증 환자 늘어

  • 입력 1998년 4월 3일 2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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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제대로 꿈 한번 꾸고 싶어요.”

밤이 두려운 주부 최모씨(39). 수면제를 먹어도 눈이 멀뚱멀뚱, 몸을 뒤척이며 밤을 하얗게 지새다 아침 햇살을 맞이한다. 10년 동안 제대로 잔 적이 손에 꼽을 정도. 최근엔 중국에 가서 침을 맞기도 했으나 사정은 마찬가지. ‘죽고 싶다’는 말이 입버릇처럼 됐다.

최씨만의 고통이 아니다. 성인 세 명 중 한 명이 불면증을 경험했고 열 명 중 한 명은 6개월 이상 잠을 못 이루는 만성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요즘엔 경제위기가 계속되면서 불안 초조 때문에 ‘잠 못 이루는 밤’으로 고통받는 이가 더욱 늘고 있다.

자는 데 30분 이상 걸린다, 하룻밤에 자다 깨는 일이 다섯번 이상이다,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잠을 못이루는 것이 일주일에 2,3회에 이른다, 모두 불면증이다. 잠을 제대로 못자기 때문에 만성피로로 이어지고 면역력이 떨어져 온갖 병에 잘 걸린다.

원인은 △약물 알코올중독이나 불안 스트레스 등 정신적 요인 △질병 수술후유증에 따른 통증 △야근이나 해외출장에 따른 불규칙한 수면 등.

누구나 하루 이틀 잠을 못 잘 수 있다. 그러나 일부는 ‘오늘 잠이 안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한다. 이런 강박관념이 각성제 역할을 해 ‘생체시계’에 고장을 일으키는 것이 불면증. 따라서 강박관념을 없애는 것이 치료의 기본.

전날 못 잤다고 일찍 잠자리에 들면 불면증이 악화된다. 또 아무리 늦게 잠들었더라도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좋다. 수면제는 만성불면증으로 이어지므로 복용을 피해야 한다. 수면제를 장기복용하면 깊은 잠이 줄어들고 자다가 자주 깰 뿐만 아니라 약물의존이 생겨 수면제 없이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

증세가 심해지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의사는 환자의 병력을 들은 뒤 환자를 잠재운 상태에서 뇌파 안구운동 근육상태 혈압 등을 측정하는 수면다원검사로 병원(病原)을 찾아낸다. 필요한 경우 2,3주 입원시켜 심리치료 수면제한요법 호흡요법 근육이완요법 등의 방법으로 치료한다.

<이성주기자>

▼ 이렇게 해보세요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 미국 월간지 라이프(Life) 최근호는 약물에 의존하지 않는 10가지 불면증 퇴치방법을 소개했다.

①잠을 못 이루더라도 7,8시간은 잠자리를 떠나지 말 것. 또 1주일 동안은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날 것.

②이른 오후부터는 카페인 성분이 든 음식을 피할 것.

③에어로빅은 숙면에 도움이 되지만 잠자리에 들 무렵에는 피할 것.

④취침시간 바로 전에는 음식이나 담배, 지나친 음주를 피할 것.

⑤진정 효과가 있는 식물성 차를 마실 것.

⑥취침 전 흥분되는 일을 하지 말고 잠자리에는 직장 일을 가져가지 말 것.

⑦따뜻한 물로 목욕해 긴장을 풀어줄 것.

⑧침실은 어둡고 조용하고 시원하게 유지할 것.

⑨라디오를 들을 것. 그러면 당신을 괴롭히는 문제가 아닌 다른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

⑩부족한 수면량은 낮12시부터 오후4시까지 낮잠으로 보충할 것.

〈이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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