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박정규/억지끝에 두 손든 인천시

입력 1998-03-25 19:59수정 2009-09-2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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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세금을 물리고 나서 문제가 있으면 나중에 환불하면 될 것 아닙니까.”

인천시의 ‘뒤늦은 가산세 부과 소동’이 본보에 단독보도된 23일까지만 해도 노벽진(魯碧鎭)인천시 세정과장은 ‘당당한 모습’이었다. 등기 가산세부과의 법적 근거가 명확하다며 왜 문제를 삼는지 모르겠다고 불쾌한 반응마저 보였다.

인천시가 내세운 법적근거는 지방세법 150조 2항과 151조. ‘등기전에 등록세를 납부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에는 등록세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산세로 추징할 수 있다’는 규정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인천시가 ‘등기전’을 ‘등기신청일 이전’이라고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는 점이다. 시민들은 “등기를 신청한 뒤 다음날 등록세 영수증을 내고 등기권리증을 찾아오는 관행에 비추어 볼 때 인천시의 주장은 억지”라며 반발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서구청에서 이미 가산세 고지서를 발송한 만큼 나머지 구 군도 고지서를 빨리 발송하도록 독촉하겠다”며 강경입장을 고수했고 이에 맞서 일부 구청은 가산세 백지화 방침을 밝히는 등 사태가 복잡하게 꼬여갔다. 몇몇 구청은 “아무리 인천시의 지시지만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일 수는 없지 않으냐”며 노골적으로 반발하기도 했다.

결국 인천시는 24일 “법률해석에 논란이 있는 것 같아 명확한 해석이 나올때까지 고지서 발송을 중지하라고 각 구 군에 긴급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인천시는 이와 함께 고지서를 받은 주민은 가산세를 납부하지 말고 고지서를 찢어 버릴 것을 당부했다. 세원확보만 생각하고 억지를 부리다 하루만에 두 손을 든 것이다. 6월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도 고려하는 눈치였다.

94년 인천북구청 세무비리사건으로 상처를 입은 인천시민들은 이번 일을 겪으면서 또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인천〓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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