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세계가 열린다…」,대우의 세계경영 성공비결

  • 입력 1998년 3월 13일 10시 26분


해냄에서 펴낸 ‘세계가 열린다, 미래가 보인다’. 국내 내로라하는 경영학 교수 9명이 대우의 세계경영을 공동 연구했다.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는 말처럼 대우의 세계경영은 무엇이며 그것이 우리에게 과연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철저한 검증과 사례분석을 통해 파헤쳤다.

그리고 세계경영이 일본이나 미국식 경영이론을 뛰어넘는 새로운 우리의 경영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 따져 묻는다.

기업인 개인에 대한 예찬이나 기업에 대한 홍보성 서적은 많았지만 한 기업모델을 통해 우리의 오늘과 미래를 ‘규명’한 책은 드물다. 글로벌 마인드를 현장의 경험과 상아탑의 지성을 통해 구체화했다는 평.

피터 드러커는 세계경영과 맞물리는 ‘초국적’ 기업경영의 현실을 이렇게 갈파했다. “우리 시대는 미국 제품인가 일본 제품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포드가 만든 것이냐 소니가 만든 것이냐가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대우의 세계경영은 한마디로 자동차 2위, 전자 3위, 그룹 매출액 3위라는 국내의 열세와 이류 이미지를 국제환경 변화 속에서 정면돌파한 전략으로 평가할 수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한발 앞서서, 정글의 법칙과 적자생존의 원리에 맞는 경쟁체질로 거듭나려 했던 지구촌 지향적인 경영혁신 운동이다. 현시점에서 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세계경영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대우는 먼저 개도국 시장을 뚫었다.

단일품목으로 선진시장에서 경쟁이 어려운 우리 실정에 개도국 시장은 ‘경쟁도 없고 시장의 룰도 없고 초일류 제품에 대한 수요도 약한’ 가능성의 땅. 더욱이 이들 국가는 경제개발에 대한 욕구와 집념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 전자 건설 통신 무역 금융 등을 아우르는 대우의 ‘기러기 군단’은 계열사간에 시너지를 창출하고 위험을 분산했다. 신규시장에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경영을 가능하게 한 요인.

콜럼버스의 항해정신을 방불케 하는 대우의 실험정신과 모험정신도 큰 자산. 수단과 리비아, 베트남과 미얀마, 동독 헝가리 중국은 물론 북한에 이르기까지 대우의 발길이 닿지않는 곳은 없다.

마지막으로 ‘진주가 든 진흙밭’을 사들여 진주를 캐는 탁월한 인수 합병(M&A) 능력이 큰 몫을 했다. 대우의 계열사 90%가 쓰러져가는 헌집을 떠맡아 키운 것이고 해외 생산법인의 대부분도 부실매물을 인수해 개조한 기업이 아니던가.

〈이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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