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납치사건]용금호,중정 공작선 사건후 개명-폐기

  • 입력 1998년 2월 19일 19시 41분


‘김대중 납치사건’에 이용된 중앙정보부 공작선 용금(龍錦)호. 동아일보사가 단독 입수한 중앙정보부자료에는 이 배가 지난 44년 건조돼 미군 화물선으로 이용되다가 한국 해군에 불하된 것으로 돼있다. 중정은 이 배를 72년 해군에서 인수, H해운 소속 민간화물선으로 등록한 뒤 공작선으로 이용했다. 길이 52m 5백35t의 이 공작선은 겉보기엔 평범한 민간화물선. 그러나 실제로는 5백마력짜리 디젤 엔진이 2개 장착돼 속력을 35노트(1노트는 배가 1시간에 1.852㎞를 달리는 속도)까지 낼 수 있는 쾌속선이었다. 김대중 납치사건 이후 74년 중정측은 배 이름을 ‘유성(唯星)호’로 고쳤으나 이 배가 납치에 사용된 ‘용금호’라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중정은 용금호를 75년9월까지 공작선으로 사용하다 75년12월 민간에 불하했다. 75년12월 용금호(당시 유성호)는 다시 금괴밀수로 검찰 고위층을 놀라게 했다. 대검특수부가 부산지역 밀수 사범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던 중 용금호 선원들의 금괴밀수를 캐낸 것. 그러나 중정 공작선원 개입 사실은 은폐되었다. 이후 신직수(申稙秀)중앙정보부장이 ‘김대중 납치사건’과 관련이 있는 용금호가 자꾸 물의를 일으키는 것이 좋지 않다고 판단, 이 배의 해체를 지시했다. 결국 용금호는 76년8월9일 해체됐다. 중정문서에는 ‘공작종결로 보상금지급 및 해체조치’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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