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조인직]재외동포법 후폭풍에 휩싸인 與黨

입력 2005-07-04 03:13수정 2009-10-08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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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이 발의했던 재외동포법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부결된 이후 정치권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반대 60표 중 45표를 던진 열린우리당이 심각하다.

열린우리당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근조(謹弔) 열린우리당’이라는 글이 오를 정도다. 특히 군 입대를 앞뒀거나 제대한 지 얼마 안 된 젊은층의 반감이 강하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한나라당판(版) 포퓰리즘법’에 당해 국방부장관 해임안 부결 등의 호재도 묻히고 있다”는 목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위기의식이 높다.

부결된 재외동포법 개정안의 취지는 이중국적의 남자로서 군대에 갔다 오지 않은 사람에게는 재외동포에게 주는 세금 및 건강보험 등에 관한 특혜를 주지 말자는 것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인기 연예인들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하물며 재외동포 니네가 뭔데”라는 손쉬운 논리까지 들이댄다.

당내 386의원들이 앞장서서 진화에 나섰다.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부모의 잘못된 선택에 의해 아이들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연좌제, 아이들에 대한 비이성적 보복”이라며 재외동포법 개정안의 문제를 지적했다.

최재천(崔載千) 의원은 “법무부가 내부지침을 통해 국적이탈자의 재외동포 활동을 규제하기 때문에 재외동포법은 없어도 큰 상관이 없는 법”이라고 했고, 김영춘(金榮春) 의원은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기 위해 국적을 포기한 것은 괘씸하지만 그렇다고 ‘너는 이제 우리 핏줄도 아니다’라고 법으로 못 박는 것이 모국으로서 온당한 일은 아니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반대 댓글’은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당내에서는 병역 이슈에 대해 당이 이중적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비친 것이 여론 악화의 주요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1997년 대선 이후 상대방 후보 측의 병역 문제를 일관되게 공격하는 등 ‘병역 문제에 관한 한 타협 불가’라는 단순 대중논리를 국민에게 각인시켰지만 이번 재외동포법에 대해서는 오락가락한 측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의 대중 이슈가 ‘이념’에서 ‘병역’으로 넘어 간 게 벌써 몇 년이나 됐는데 이 문제에 대해 너무 순진하게 접근했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조인직 정치부기자 cij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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