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불혹」넘은 공무원 3인 시인-수필가로

입력 1998-01-17 08:23수정 2009-09-25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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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출렁이게 하는 감포로 발길 돌린다/덕동제 고갯길 달려온 몸, 엄마품 같은 감포 치맛자락에 발뻗고 눕는다/따사로운 솜이불 한자락 식지않는 피로의 시간을 덮는다/할머니 손길같은 봄볕, 바다가 부르는 노래에 맞춰 파아란 이불을 다독거려 준다…’(윤상화의 ‘감포’중에서). 대구시의 ‘글쓰는 공무원’ 3명이 시인 수필가로 잇따라 등단해 화제다. 대구시공무원교육원 최현득(崔鉉得·50)서무과장과 최해남(崔海南·46)첨단산업계장, 시의회사무처 윤상화(尹相華·40)씨 등 3명이 그 주인공. 이들은 문학전문지의 작품 공모에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최과장은 올초 ‘문학세계’의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았는데 당선작은 ‘늦깎이 타령’. 고시공부를 하던 도중 서른살에 출가, 3개월간의 승려생활, 32세에 공무원 입문, 그리고 늦장가, 40세에 내집마련 등 숨가쁘게 살아온 인생역정을 담담히 그렸다. 문장의 경제성과 정확성이 뛰어나다는 게 심사위원의 평. 그는 “스스로 또 하나의 굴레를 쓴 셈”이라며 등단소감을 밝혔다. 최계장은 ‘등겨수제비’라는 작품으로 수필전문지 ‘현대수필’의 신인상을 받았다. 경주 인근의 농촌에서 자란 최씨는 이 작품에서 ‘보리를 찧어 생긴 등겨로 수제비를 해먹던 어린시절’을 회상했다. 윤씨는 ‘문학세계’의 시부문에 응모, 신인상을 받고 정식 시인이 된 케이스. 당선작은 ‘감포’ ‘스크랩’ ‘모사전송’ ‘세일폭포’ ‘텃밭’. 윤씨의 작품은 소재가 다양하고 세련돼 있으며 언어의 감각과 이미지 구성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어둔한 걸음을 해온 글쓰기가 이제야 불혹의 언덕에서 이정표 없는 길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윤씨의 등단소감. 〈대구〓정용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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