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는 뜨겁지가 않다. 「IMF한파」가 돈줄을 막아버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시즌에는 고액 연봉선수의 서열이 바뀌는 등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우선 내년 억대 연봉선수는 사상 최다를 기록한 올해 14명보다 줄어든 10명선에 그칠 전망.
이종범(1억1천만원), 이상훈(1억8백만원)이 해외로 나가고 송진우(한화) 김응국(롯데) 김경기(현대·이상 1억원) 등은 연봉이 깎일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연봉 1억원만 넘기면 크게 성적이 떨어지지 않는 한 억대는 보장해준다는 관례가 올해는 무시될 게 뻔하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그동안 거의 변동이 없었던 프로 최고연봉과 팀별 최고연봉 선수의 얼굴이 상당수 바뀔 전망이다.
프로선수 최고의 영예인 8개 구단 전체 최고연봉은 입단 6년째를 맞는 「괴물타자」 양준혁(삼성·1억2천만원)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까지 2년 연속 「연봉왕」이었던 프로14년생 김용수(LG·1억2천2백만원)는 동결될 전망.
이에 비해 양준혁은 올해 무관이지만 타격 각 부문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 연봉고과에서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양준혁은 25% 인상될 경우 국내 스포츠계 최고인 1억5천만원의 연봉을 기록할 수 있다.
경쟁자라고 해봐야 해태에서 이적한 조계현(삼성)과 정명원(현대·이상 1억2천만원) 정도지만 양준혁의 연봉 상승률을 따라잡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삼성·6천5백만원)과 박재홍(현대·5천만원) 등도 아직은 양준혁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한편 팀별 최고연봉은 해태와 한화에서 자리바꿈이 예고되고 있다. 이강철(해태·1억1천만원)은 「터줏대감」 조계현과 연봉서열 공동 2위였던 이종범이 팀을 빠져 나가는 바람에 어부지리를 얻었지만 이대진(9천만원)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상태.
반면 한화는 올 연봉 4위였던 정민철(9천만원)이 내년 시즌 1억원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여 이미 1억원에 도장을 찍은 장종훈을 비롯, 송진우 구대성(9천3만원)을 제치고 선두를 예약했다.
〈장환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