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시 번역출간 할머니시인 류정숙씨

  • 입력 1997년 12월 20일 20시 19분


78세의 「할머니 시인」이 우리 고전한시를 번역해 책으로 펴냈다. 류정숙(柳貞淑)씨의 번역시집 「우리 고전한시 1백선(選)」. 「타고 남은 구슬들」 「돌아보는 그리움」 「계절 따라 산수 따라」 등으로 구분해 엮었다. 『우리 선조들의 시를 번역해보니 조상들이야말로 친구간의 우정도 돈독할 뿐 아니라 나라사랑과 자기희생의 깊은 뜻을 가진 훌륭한 분들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에도 예전과 같이 높은 뜻을 가진 인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훌륭한 민족 정신문화가 사라져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류씨는 92년 일흔셋의 나이로 첫 시집을 낸 뒤 이듬해에는 시집 「매봉산 연가」로 문단에 공식 데뷔, 늦깎이 시인으로 화제가 됐다. 93년 「시와 시론」문학상, 94년 조선문학 작품상의 영예도 안았다. 『최근 2년 동안 고전을 열심히 공부했지요. 고생도 많았지만 결과를 남기고 싶어 한시 번역에 착수했습니다』 다섯살 때부터 할아버지에게 종아리를 맞으면서 한문을 배웠다는 그는 문단데뷔 번역 등 노후에 시작한 다양한 활동에 대해 『누구나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윤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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