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원년멤버 『IMF 명퇴』에 팬들 아우성

  • 입력 1997년 12월 16일 20시 38분


프로야구 고참 이만수(39·삼성)가 은퇴하자 팬들은 아우성을 쳤다. 여론에 떠밀린 삼성은 1년간 해외연수비를 지급키로 했지만 PC통신에는 여전히 비난과 원성이 빗발쳤다. 「마지막 원년 멤버」에 대한 향수 때문이다. 그러나 팬들은 프로야구의 또 다른 원년 멤버가 사라진 데 대해선 잘 모른다. OB 스카우트팀장 구경백차장(40)과 트레이너 진춘장차장(41). 이들은 OB에서 16년을 근속한 창업공신이다. 그러나 OB는 12일 43명의 직원중 10명을 잘랐고 이들도 OB를 떠났다. 구경백씨는 자신의 말처럼 「잡초같은 인생」을 살아온 OB의 살림꾼. OB맥주에서 근무하던 그는 82년초 프로야구단이 생기자 오로지 야구가 좋아 선수단의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하는 매니저를 자원했다. 김영덕 김성근 이광환 이재우대행 윤동균 최주억대행 김인식으로 감독이 바뀌었지만 그만은 건재했다. 운영팀장 홍보팀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스카우트팀장을 지낸 실력파. 그는 4년전 과로가 겹쳐 몸무게가 50㎏을 밑도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으나 팀에 봉사하겠다는 일념으로 그토록 즐기던 술 담배를 끊고 기독교에 귀의, 기적적으로 건강을 되찾았다. 진춘장씨는 외길만을 걸어온 트레이닝 분야의 전문가. 프로야구 트레이너협회장을 오래 맡았던 그의 손길이 닿기만 하면 선수들의 통증은 씻은 듯이 사라졌었다. 강건구단장은 『OB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꿰뚫고 있는 이들에게 사직을 강요한 것은 우리로선 너무나 어려운 결정이었다. 구단형편이 좋아져 이들을 다시 부를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며 말끝을 흐렸다. 〈장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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