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몸싸움 엄살선수 『철퇴』…KBL 규정 강화

  • 입력 1997년 12월 12일 20시 16분


11일 청주에서 열린 SK나이츠와 SBS스타즈의 시즌 13차전. 4쿼터 중반 몸싸움을 벌이던 SBS 래리 데이비스가 갑자기 『오』하는 외마디소리를 지르며 벌렁 나자빠지는 시늉을 했다. 가까스로 중심을 잡은 그는 심판을 향해 불만스런 표정과 제스처를 감추지 않았다. 『왜 파울을 불지 않느냐』는 것. 물론 이것은 파울이 아니라 정당한 몸싸움이었다. 「득점기계」로 명성을 높이고 있는 그가 난데없이 엄살을 떤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직전 자신과 몸싸움을 벌이던 상대선수의 액션에 속아 심판이 잘못된 파울을 선언한 데 대한 일종의 「시위」였다. 국내코트에서 용병들이 가장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부분은 바로 심판판정. 그중에서도 토종들의 지능적인 엄살에 속아 파울을 마구 불어대는 데는 정말 참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들 중 일부는 「이에는 이」로 토종들의 횡포에 맞서기도 한다. 지난 시즌 교묘한 반칙과 가격으로 악명을 떨쳤던 동양오리온스의 「꾀돌이」 토니 매디슨이 대표적인 경우. 그러나 앞으로 이같은 「할리우드 액션」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의도적인 몸짓으로 심판의 판단을 흐리려 할 때는 가차없이 테크니컬파울이 주어진다. 이른바 비신사적 행위에 대한 처벌이다. 요행히 심판의 눈을 피한다 하더라도 경기가 끝난 뒤 녹화테이프를 통해 명백한 비신사적인 행위가 발각될 경우에는 사후 처벌이 내려진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최근 관계자 연석회의를 통해 비신사적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을 강화, 12일부터 적용키로 했다. KBL은 그 본보기로 지난 6일 서울경기의 비디오테이프를 분석, 고의로 현대다이냇 이상민의 얼굴을 팔꿈치로 때린 동양의 김광운에게 반칙금 20만원을 부과했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실력있는 선수가 대접받을 수 있도록 규정이 개정된 것은 다행스럽다. 〈이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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