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상에서 차량의 갑작스러운 고장, 타이어 펑크, 배터리 방전 등 예기치 못한 비상사태로 당황했던 경험을 갖고 있지 않은 운전자는 거의 없다.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차량의 고장이나 사고 등 교통흐름을 저해하는 요인이 발생할 경우 「커티시 패트롤」이라는 교통사고 처리반이 이를 해결한다.》
민간인 자원봉사조직인 커티시 패트롤은 무선통신망 등 교통관리시스템을 활용, 3분 이내 현장에 출동한다. 이들은 신속한 현장출동으로 「미니트 맨」(Minute Man)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물론 교통사고 발생시 사고처리를 위해 경찰이 출동하지만 커티시 패트롤과는 기능이 다소 다르다. 경찰이 하는 일은 사상자가 발생했을 경우 이에 대한 처리. 경찰은 사고차량에 대해 기록하고 사상자의 인적사항을 정리한다.
반면 커티시 패트롤의 가장 큰 관심은 교통의 흐름. 1차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를 신속하게 처리, 교통흐름을 방해하는 요인을 없애는 것이 주임무이다.
오전 5시반부터 오후9시반까지 교통흐름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 커티시 패트롤이 텍사스주에 처음 등장한 때는 88년. 이들이 타고 다니는 특수개조차량에는 △휘발유 △냉각수 △방전처리장치(배터리 점프) △타이어 △소화기 등이 갖춰져 있다. 물론 커티시 패트롤 멤버들이 기계적인 고장수리까지는 하지 않지만 특수범퍼를 이용, 고장차량을 노견이나 안전지대 등으로 밀어내 교통체증을 예방한다.
현재까지 출범한 텍사스주의 커티시 패트롤팀은 6곳. 댈러스 포트워스 휴스턴 샌안토니오 엘패소에 이어 오스틴지역 사무소가 1월부터 활동에 들어갔다.
오스틴의 커티시 패트롤은 처음에는 트럭 2대와 4명의 대원으로 시작했지만 활약은 눈부시다. 2월 집계를 보면 불과 1개월만에 오스틴 지역 2만여㎞를 누벼 고장차량 3백93대를 처리하는 등 4백24건의 출동횟수를 기록했다. 이 기간중 △연료공급 40 △타이어교환 90 △배터리점프 27 △냉각수 공급 26건 등의 성과를 올렸다.
오스틴 커티시 패트롤사무소 소장 샘 콕스는 『이같은 수치는 오스틴 지역의 운전자들이 운전한 거리 48㎞당 한차례씩 커티시 패트롤의 도움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다른 주의 자원봉사대에 비해 우리 주는 아무런 수수료도 받지 않는 것이 특색』이라고 말했다.
커티시 패트롤의 신속한 출동을 돕는 요인 중의 하나는 고속도로 1㎞마다 비상전화가 설치돼 있다는 점. 또 미국 운전자들은 커티시 패트롤 차량을 만나면 자발적으로 길을 비켜줘 이들의 신속한 출동을 돕는다.
텍사스 교통국의 스티브 발데즈는 『미국에서도 고속도로에서 실랑이를 벌여도 된다는 의식구조를 뜯어고치는 일이 가장 어려웠다』며 『미국연방법에 경미한 사고의 경우 15분 이내에 현장에서 차를 치워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 노상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오스틴(미국)=하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