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차가 우대받게 될 듯하다. 환경부는 경승용차의 자동차세와 책임보험료를 크게 낮추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중이다. 경승용차의 경우 배기량 1㏄당 1백원인 자동차세를 내년부터 80원으로 낮추고 책임보험료도 최고 50% 삭감한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현재 8백㏄로 되어 있는 경승용차의 배기량기준을 1천㏄로 올리는 방안도 추진하리라 한다. 기름수입 절감과 대기오염물질 배출감소를 함께 겨냥한 발상이 시의적절하다.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 시대를 맞은 지금 우리에게는 긴축과 내핍이 절실한 과제다. 모든 분야에서 거품을 걷어내고 국가경제의 기본체질을 강화하라는 것이 빚을 주는 IMF의 주문이다.그리고 그동안 우리들의 승용차 크기는 사치품 선호나 호화 해외여행 못지않은 거품의 상징으로 지목되어 왔다. 배기량 1천㏄ 이하의 경승용차 보급률은 4.5%에 불과하다. 이런 대형차 선호경향은 분명 정상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 그런 허세에서 벗어날 계기가 왔다. 우리 경제의 발전단계나 규모에 비추어 볼때 작은 차가 부끄러울 이유도 없다. 우리보다 잘살고 이번 IMF지원계획에 참가해 우리에게 급한 돈을 융통해주는 유럽국가에서도 소형차는 인기차종이다. 하물며 우리는 기름도 나지 않고 도로도 비좁고 주차공간마저 부족하다. 한푼이 아쉬운 어려운 시기에 자동차세 20%, 책임보험료 50% 감축이면 적지 않다. 고용도 불안한 때 형편에 맞추는 지혜로서도 그렇고 수입을 줄여 경상수지 적자폭을 낮추는 차원에서도 기름 덜 드는 소형차는 느는 것이 좋다.
지금 일본 교토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억제를 위한 협상이 한창이다. 우리도 언젠가 지구환경 보호의무를 피할 수 없게 될 날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도 소형차에 익숙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