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간염 보균자 年1회 꼭 검진받아야

  • 입력 1997년 12월 4일 07시 44분


간질환은 우리나라 사람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질병 가운데 하나. 40∼60대층에서는 간암을 비롯한 만성 간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가장 많다. 또 전국민 10명 중 한사람은 B형간염같은 간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간경변(간경화증)이나 간암 등 치명적인 질환은 주로 만성간염으로부터 시작되지만 만성간염의 예방과 관리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려대 구로병원 이창홍교수(내과·02―818―6626)는 『일부 자연식품이 간질환에 특효가 있는 것처럼 과장 선전되고 있지만 정작 그런 것을 먹고 간질환이 악화돼 찾아오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만성간염은 환자마다 진행상황이나 치료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누가 무엇을 먹고 나았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같이 적용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간염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 누워만 있어야 한다는 것도 잘못된 생각. 누워서 지낸 환자와 적당히 운동을 하며 지낸 환자를 비교한 결과 환자 상태에 특별한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간염은 말 그대로 간세포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간염 바이러스와 습관성 음주, 약물이 3대 원인으로 꼽힌다. 바이러스에 의한 간염이 전체의 80% 정도. 이중 B형바이러스에 의한 간염 발병률이 70∼80%로 가장 높고 C형간염이 10∼15% 정도다. 만성간염이 있으면 피로 쇠약감 근육통, 가벼운 열이 나거나 식욕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는 감기정도로 생각하고 지나치기가 쉽다. 그러다 병이 진행되면 황달이 생기고 배에 물이 차기도 한다. 만성간염은 현재로선 완치가 안돼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일생동안 관리가 필요하다. 이교수는 『말기환자가 아니라면 특별한 식이요법이나 약물요법은 불필요하고 활동도 크게 제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약물과 술은 주의해야 할 대상. 류머티즘약이나 피부약 등으로 쓰이는 스테로이드제제는 면역계를 약화시키며 녹즙도 사람에 따라 해가 될 수 있다는 것. 술은 알코올성 간염과 C형간염 환자에게는 직접 해를 끼치므로 끊어야 한다. 만성간염환자는 특히 연 3∼4회, 증상이 없는 건강한 보균자는 연 1회 이상 반드시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모르는 사이에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되기 때문. 대만에서 2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B형 간염 보균자들은 균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간암에 걸릴 확률이 1백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전재윤교수(내과)는 『증상이 없이 건강한 보균자들도 간 조직검사를 해보면 반 정도는 만성간염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알코올과 간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1명은 매일 술을 마시고 반은 주 1회 이상 술을 마신다고 한다. 이달 들어서는 송년모임에 경제불안 고용불안까지 겹쳐 술을 마실 기회가 부쩍 늘었다. 약간의 술은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많은 양을 자주 마시면 술을 분해하는 간의 능력이 떨어져 문제가 생기게 된다. 가령 하루에 알코올 1백60g을 8∼10년 섭취하면 알코올성 간경변이 일어난다는 것. 알코올 1백60g은 소주 2병 혹은 양주 3분의 2병이나 맥주 10병에 해당한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간 효소 분비기능에 유전적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수도 있어 개인별로 큰 차이가 있다. 여자는 소량의 알코올에 의해서도 남자보다 더 큰 간손상을 입을 수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지방간 간염 간경변으로 나눠볼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3분의 1은 간경변이 함께 나타난다. 따라서 오랫동안 술을 마셔 지방간이 의심되는 사람은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많은 양의 알코올이 몸안에 들어가면 대부분 3∼7일에 간세포에 달라붙어 지방세포를 만든다. 한번의 과도한 음주로도 이같은 지방간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일주일 이내에 다시 과음을 하면 간세포가 더 많이 손상될 수 있다. 또 고단백질 안주를 먹는다 해도 간손상을 크게 줄이지는 못한다. 알코올은 1g에 7㎈의 열량을 낸다. 이 때문에 알코올중독 환자는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많아 영양실조에 빠지기도 한다 (도움말〓서울 강동성심병원 유재영교수). 〈김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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