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여자의 사랑(306)

  • 입력 1997년 11월 23일 19시 57분


마지막 숨은 그림찾기 〈4〉 『다시 묻겠소. 회사를 그만두기 몇 달 전 최찬호로부터 김운하를 어떻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 없소?』 『없습니다. 그런 일은 절대로』 『그럼 그 기간에 최찬호를 만난 적이 없소?』 『혹시 회사의 어떤 심부름으로 회장님댁에 갔다가 우연히 본 적은 있을지 모르지만 어떤 일때문에 최찬호를 만난 적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만났다 하더라도 기억에 날 만큼 만난 적은 없다. 이거요?』 『예. 그 집에서 나온 다음엔 통…』 『최근에 최찬호를 본 적은 있소?』 『우리 같은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사람들과 금전 거래를 할 수 있습니까? 아닙니다. 본 적이 없습니다』 『본 적이 없다. 그러면 당신 지금이든 예전이든 신촌 유진아파트에 가본 적 있소?』 『잘 모르겠습니다. 가봤는지 안 가봤는지… 저흰 운전하는 사람들이라 하도 여러곳을 다녀서…』 『내가 직접 이야기할까. 7년 전 당신, 새벽에 교통사고를 위장해 한 대학생을 신촌 유진아파트 입구에서 죽인 적 있지? 아닌가?』 잠시 그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얘졌다. 『아, 아닙니다. 저는 무슨 얘긴지 도무지…』 『이 일은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거요. 당신 최찬호로부터 그런 부탁을 받은 적이 없단 말이오』 『없 습 니다』 『지금부터 다시 묻겠소. 잘 생각해서 대답해요. 다시 묻는 말이오. 당신 그 일로 최찬호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있지?』 『어, 없습니다』 『그럼 무슨 대가로 최찬호로부터 돈을 받았지?』 『돈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만약 지금 당신이 한 말이 사실이 아니면 어떻게 할 거요?』 『그런 적 없습니다』 아직 시간이 있었다. 닭이 울지 않아도 그는 새벽까지 부인할 것이었다. 그러다 서로 지치고, 이쪽에서 증거를 들이밀고 결국 자신의 대답에 벽을 느끼게 되면 그는 모든 것을 자백할 것이었다. <글:이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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