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가 마침내 월드컵축구 본선 진출의 꿈을 이뤘다. 1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이 이란을 누르고 본선 티켓을 차지한 순간 일본 응원단들은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 수십년간 번번이 본선 문턱에서 탈락한 일본 축구의 한이 풀린 것이다. 이번 예선에서도 일본 축구는 중반까지 탈락 위기에 몰렸다. 그 기사회생의 감격은 짐작하고도 남을 만하다
▼국내 축구팬들도 일본 이란전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TV시청률이 무려 48.8%나 됐다. 축구팬 중에는 내심 일본이 이기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았던 것 같다. 이미 월드컵 본선행이 확정된 우리로서는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일본과 함께 프랑스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이 여러모로 바람직하다고 본 때문이었을 것이다. 예선 중간에 감독이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일본 대표팀이 막바지에 보여준 투혼은 대단했다
▼특히 일본이 서울 원정경기에서 한국에 2대0으로 승리하고 카자흐와의 홈 경기에서 골세례를 퍼부으며 5대1로 이긴 경기 내용을 볼 때 일본 축구의 눈부신 발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한국의 그늘에 가려 있던 일본 축구가 어느새 우리를 위협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일본 축구가 나름대로 치밀하게 준비해온 결과다
▼한국 축구는 압도적 우위로 월드컵 본선 4연속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결코 자만해서는 안된다. 이번 예선은 조편성이나 경기일정 면에서 우리에게 유리하게 짜여지는 등 어느 정도 운이 따른 것도 사실이다. 이번 예선에서 보여준 국민의 열망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월드컵 본선에 철저하게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일본과의 경쟁에서 「토끼와 거북」이 되지 말라는 보장도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