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고교야구의 「백미」황금사자기

  • 입력 1997년 9월 19일 20시 12분


▼「9회말 김준환의 총알같은 굿바이 히트가 터졌다. 그리고 2시간40분에 걸친 역전 드라마에 종지부가 찍혔다. 승리한 군산상고나 패배한 부산고교 응원단, 서울운동장을 가득 메운 3만여 관중은 일순간 얼이 나간듯 모든 움직임을 멈췄다」. 지금부터 25년전, 제26회 황금사자기 쟁탈 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을 보도한 동아일보 체육면 머릿기사의 앞부분이다. 이날 경기는 한국야구 1백년사를 화려하게 수놓은 명승부의 하나로 아직도 많은 야구팬들의 기억속에 남아 있다 ▼올해로 51회째를 맞는 황금사자기 고교야구쟁패전은 이같은 명승부와 함께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태양을 던지는 사나이」 장태영(전 대한야구협회 부회장)은 당시로서는 가공할 만한 시속 1백40㎞의 강속구를 뿌리며 47년 첫대회의 황금사자기를 경남중학에 안겼다. 이어 3회대회까지 내리 우승을 차지, 대회사상 유일무이한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황금사자기를 빛낸 선수들은 프로야구의 간판스타와 우리 야구계의 거목으로 자라나 한국야구 발전을 이끌고 있다. 제13, 14회 우승팀 경동고의 명포수였던 백인천, 제19회 중앙고의 우승을 이끌었던 이원국, 제27회 황금사자기를 앗아낸 대구상고 「타격의 달인」 장효조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다. 「나고야의 태양」 선동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맹활약중인 조성민이 바로 황금사자기가 배출한 슈퍼스타들이다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의 열광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를 키워낸 요람이자 한때 모든 야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고교야구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졌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고교야구도 관중의 함성과 갈채를 먹고 자란다.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한껏 뽐내면서 명승부를 펼쳐 보일 황금사자기대회에 보다 많은 성원과 박수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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