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동아일보 40년수집 한신대에 기증 이성만씨

  • 입력 1997년 9월 13일 18시 22분


『한평생 혼신을 다해 나의 분신처럼 보관해 온 동아일보가 이제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더 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

40년간 간직해온 동아일보를 최근 한신대 도서관에 기증한 이성만(李成萬·80·서울 관악구 남현동)씨는 집에서 1.5t 트럭에 가득 실려 나가는 신문을 바라보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법무사로 일하다 지난 80년 은퇴한 이씨는 25년간 살아온 서대문구 연희동 집을 떠나 큰아들집으로 옮기면서 이 신문들을 한신대에 기증한 것이다.

이씨가 모아온 동아일보는 57년1월부터 지난 6월말까지 40년 6개월치. 지난 77년치까지는 손상을 입을 것을 우려, 제본을 해놨다.

그는 지난 40년간 어떤 상황에서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신문을 꼬박 챙겼다. 배달된 신문이 비에 젖기라도 하면 그 길로 보급소로 달려가 새 것으로 바꿨다. 집을 다섯번 옮기면서도 그때마다 『살림은 버려도 신문 만큼은 버릴 수 없다』며 마분지로 정성껏 포장해 신주단지 모시듯 날랐다.

『신문을 모은 것은 「신문은 그 시대상을 담은 생생한 역사자료」라는 믿음 때문이었죠. 특히 동아일보는 일제때부터 어려운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정도를 지켜온 민족의 신문이라 모아두면 언젠가는 소중히 쓰일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급박하게 전개되던 해방정국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해방후부터 한국전쟁전까지의 신문들을 전쟁 와중에 분실한 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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