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 경쟁 부문인 부천 초이스에서 유일한 한국 작품인 「접속」은 PC통신을 통한 젊은이들의 만남과 사랑을 그렸다.
이 영화로 충무로에 데뷔하는 장윤현감독(30)은 독립영화단체 「장산곶매」 출신. 「파업전야」와 「오!꿈의 나라」 등을 공동 연출 제작했다. 「운동」에서 사랑으로 카메라를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
『80년대나 지금이나 사람에 대한 관심은 같습니다. 90년부터 몇년간헝가리에서 영화공부를 하고 돌아오자 저는 이방인이 돼 있었죠. 이때문에 공동과 전체보다 개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달라졌다고나 할까요』그는 93년 귀국해서 젊은이들 사이에 컴퓨터문화가 널리 퍼져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함께 사는 사회, 서로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80년대의 열망이 90년대에는 PC통신으로 이어졌다고 그는 생각했다.
기계를 통한 만남의 한계를 지적하자 그는 『아녜요. 직접 만난다고 통하는 건 아니죠.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아무리 만나도 소용없는데 PC통신의 익명성은 쉽게 마음의 문을 열게 해주죠』라고 말한다. 그 자신도 이젠 PC통신 마니아. 사이버공간에서의 사귐이 현실에서 열린 만남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영화에 담고 싶었다고 한다.
아마추어였을 때와 비교해 어려웠던 건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과 관객이 원하는 것, 그 접점을 찾는 일이었다고. 그래서 제작사인 명필름(대표 이은) 스태프들과 2년에 걸친 힘겨운 공동시나리오작업을 했다. 그 결과 감각은 젊지만 시각은 가볍지 않은 따뜻한 영화가 탄생했다.
〈신연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