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인성교육현장/학부모 체험기]日5년거주 유근규씨

  • 입력 1997년 9월 1일 08시 10분


고교 2년생인 승열(17)은 매주 일요일이면 나와 함께 아파트단지 안에 있는 테니스 코트를 찾는다. 승열이에게는 공부에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고 스트레스를 없애는 방법이 테니스다. 승열이가 테니스에 재미를 붙인 것은 일본 도쿄의 야하타(八幡)중학교와 동경국제고등학교에 다닐 때 특별활동으로 테니스를 하면서부터. 일주일에 3,4일은 방과후 특별활동을 한 뒤 귀가하는데 학교에선 특히 스포츠를 권장했다. 음악 공예 등 2,3개의 예능반을 제외한 대부분의 특별활동반이 운동반이었다. 교사들은 자원해서 특별활동 강사를 맡았다. 영어 수학교사가 방과후에는 농구나 배구 지도교사가 돼 학생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승열이는 여름방학이 되면 테니스반 지도교사와 친구들과 함께 1주일 정도 합숙훈련을 하곤 했다. 단체생활을 중시하는 일본학교의 전통이 느껴지는 한 단면이었다. 그런 생활을 통해 승열이는 일본인 친구들과 빨리 친해지고 이국땅에서 겪는 여러가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 같았다. 한국에 돌아온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승열이는 일본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 받는다. 그 대부분이 테니스를 같이 하던 특별활동반 친구들이다. 함께 땀을 흘리며 부대낀 것이 끈끈한 우정의 밑바탕이 된 것 같다. 또 한가지 잊을 수 없는 추억은 승열이의 테니스반 친구들과 그 가족들이 따로 테니스클럽을 조직, 매주 일요일 오전 2시간씩 학교 코트에서 테니스를 즐긴 것이다. 승열이 덕분에 온가족이 일본사회와 일본인을 더욱 깊이있게 알 수 있게 된 셈이다. 도쿄에 있는 미국계 인터내셔널 스쿨에 다닌 준열(15·중학교 3년)은 학교방침에 따라 두달씩 돌아가면서 특별활동반을 옮겨다녔다. 어릴 때 두루두루 많은 경험을 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 <일 5년거주 유근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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