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주심「착각의 오판」…승부뒤집힌 최악해프닝

  • 입력 1997년 8월 24일 08시 49분


주심이 종료를 선언한 경기가 판정 번복으로 다시 열려 역전극이 연출되는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해프닝이 일어났다. 23일 삼성과 쌍방울의 대구 연속경기 1차전. 삼성이 4대1로 앞선 9회초 쌍방울의 2사 1,2루 공격. 대타 장재중이 볼카운트 2―1에서 원바운드 볼을 헛스윙했다. 순간 삼성 포수 김영진은 김동앙주심의 삼진판정과 거의 동시에 관중석으로 공을 던져버렸다. 이에 삼성 백인천감독은 더그아웃을 뛰쳐나오며 1루로 공을 던지라는 제스처를 했지만 허사. 장재중은 주루코치와 선수단의 다급한 외침에 따라 스트라이크아웃 노아웃 상황임을 깨닫고 1루로 달렸다. 그러나 경기종료를 선언한 주심은 이미 3루측 본부석까지 이동한 상황. 경기를 중계하던 SBS TV는 종료를 알리는 자막을 내보냈고 한국야구위원회(KBO) 온라인 경기상황에는 승패투수까지 띄워놓은 상태였다. 그러자 쌍방울 김성근감독은 주심을 밀치면서 구장 안으로 몰아넣는 등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때 김주심은 김감독에게 퇴장명령을 내린 뒤 4심합의아래 『노 바운드인줄 알았다』며 오심을 시인하고 판정을 번복, 야구규칙에 의거, 타자와 주자에게 2루씩 진루를 허용했다. 쌍방울은 따라 최태원의 2타점 동점 적시타 등으로 4점을 뽑아 6대4로 역전승했다. 이에 삼성 김종만단장은 『우리 선수의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제소는 하지 않겠다』고 공식입장을 발표했고 퇴장명령을 받은 김감독은 연속경기 2차전에서도 지휘봉을 잡았다. 이번 사건은 공 한 개가 포스트시즌의 향방을 가리는 라이벌전의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16년 프로야구사의 최대 해프닝으로 남게 됐다. 〈장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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