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黃파일수사 신속 엄정하게

  • 입력 1997년 8월 19일 19시 51분


여야 정치권이 吳益濟(오익제) 전 천도교 교령의 월북사건을 계기로 걷잡을 수 없는 색깔론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대선을 앞둔 정국은 다시 黃長燁(황장엽)파일로까지 불길이 번지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상태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이대로 가다가는 황파일에 덮여 제대로 된 대선을 치를수나 있을지 우려된다. 한마디로 황파일은 가능한 한 빨리 처리해야 한다. 오씨의 월북전만 해도 은밀하고도 신중한 수사를 위해, 그리고 혹시나 대선에 악용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측면에서 황파일의 내용이나 실체에 대한 논란은 대선이후로 미루자는 묵시적 합의가 이루어졌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사상논쟁으로까지 확대된 정치권의 치고받기를 가라앉히려면 공안당국은 우선 공개할 수 있는 것은 가급적 공개하고 신속 엄정한 수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공혐의자에 대한 수사는 그 특수성때문에 어려움이 있고 시일도 많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황파일의 경우 이미 엄청난 논란이 있어온 사안이어서 대상인사들 중에는 증거인멸이나 조기 월북을 꾀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들에 대한 동향관리를 더욱 철저히함으로써 제2, 제3의 오씨가 없도록 해야 하지만 동시에 억울한 피해자가 있어서도 안된다. 공안당국은 무엇보다 원리원칙에 따라 국가안보에만 바탕을 둔 수사를 해야 정치적 오해를 받지 않는다. 국가안보와 정치는 별개의 문제다. 여야 정치권이 지금 벌이고 있는 「북한 커넥션」논란도 빨리 중지해야 한다. 병역정국 탈피를 위해 야권인사 사상검증문제를 들고나오는 여권이나 정보기관이 오씨를 밀파한 흔적이 있다며 기획입북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야당 모두를 국민들은 고운 눈으로 보지 않는다. 어느 한쪽에 대한 지지는커녕 정치불신만 가중시킬 뿐이다. 색깔론과 역(逆)색깔론의 악순환 공방은 국가안보에도 좋지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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