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박찬호-선동렬-조성민 맹활약 희비

  • 입력 1997년 7월 11일 20시 59분


국내 프로야구팬들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박찬호(24·LA다저스)와 일본 프로야구 선동렬(34·주니치 드래건스)에다 최근 화려하게 데뷔한 조성민(24·요미우리 자이언츠)까지 챙겨야 할 만큼 해외진출 야구스타들의 뉴스가 「홍수」를 이루고 있기 때문. 지난 9일 삿포로에서 열린 주니치와 요미우리의 경기가 좋은 예. 이날 조성민은 요미우리가 2대1로 앞선 9회에 등판, 화끈한 투구로 첫 세이브를 올렸다. 하지만 똑같이 불펜에서 몸을 풀던 선동렬은 헛물을 켜고 씁쓸히 돌아서야 했다. 그동안 국내팬들의 「심정적 홈팀」은 선동렬이 뛰고 있는 주니치. 하지만 이제는 조성민의 출현으로 주니치와 요미우리를 놓고 「고뇌에 찬 선택(?)」을 해야 할 상황이다. 또 각 언론사 특파원들과 야구담당 기자들 역시 해외 진출 스타들의 활약에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입장. 도쿄 특파원들은 정치 경제 사회 등 주요 업무에 최근 스포츠 분야까지 업무 영역이 확대돼 몸이 둘이라도 모자랄 형편. 국내 야구기자들도 마찬가지. 박찬호는 등판 간격이 일정한 선발 투수이고 시차 때문에 취재에 큰 무리가 없다. 그러나 선동렬과 조성민은 등판여부가 불투명한 마무리 투수인데다 시차가 없는 일본이라 박찬호보다 취재가 더욱 힘든 상황. 특히 일본은 경기 시간이 불규칙적이고 주말에도 야간경기로 열려 토일요일 밤까지 하염없이 이들의 소식을 기다려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웃을 수만은 없는 입장. 해외 진출 스타들의 활약도 좋지만 국내 프로야구가 이들의 소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홀대받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상반기 평균 관중은 경기당 8천6백81명으로 선동렬 박찬호의 경기 소식이 없었던 95년(1만7백27명)보다 무려 19%나 감소, KBO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이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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