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구태 뺨치는 여당 경선

  • 입력 1997년 7월 8일 20시 11분


신한국당 대통령후보 경선주자 합동연설회가 구태(舊態)를 뺨치고 있다. 청중동원에다 대의원 매수설, 지역주의 선동 등으로 날로 타락상을 더해가고 있어 민주경선이라는 말을 꺼내기조차 부끄러울 지경이다. 강원지역 합동연설회의 경우 1백여명의 대학생들이 몰려들어 특정후보 지지를 연호하는 등 전형적인 구태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보도다. 문제의 후보측에서는 대학생을 동원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설득력이 없다. 무더기 동원수법이나 발뺌이 과거의 행태와 조금도 다름없다. 아직도 그러한 속들여다보이는 세(勢)과시로 지지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경선분위기만 해칠 뿐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일부 지구당위원장들이 활동비 명목의 돈을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어떤 주자는 이미 엄청난 액수의 돈을 뿌렸다는 소문이다. 60억원을 갖고 대의원 1명에 1백만원씩 주어 6천표만 사면 경선은 끝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확인되지는 않고 있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 리 없다. 철저한 조사로 매표와 매수가 횡행하는 돈선거 풍토부터 뿌리뽑아야 한다. 이뿐만 아니다. 또다시 망국적인 지역주의 망령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대선 역시 지역대결 구도로 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공공연히 나오는가 하면 푸대접론 단합론 필승론 등 지역감정을 노골적으로 부추기기도 한다. 아무리 지역정서가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하더라도 이를 세몰이에 악용하려든다면 대선주자로서의 자격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경선주자들은 지금부터라도 깨끗한 경선모습을 보여야 한다. 본란이 거듭 주장했듯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의원들의 자세다. 올바른 경선을 위해서는 타락 혼탁선거를 거부하는 민주적 역량을 보여야 한다. 국민들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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