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성의 눈]빗나간 「투고타저」

  • 입력 1997년 7월 7일 20시 05분


올해도 전문가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전반기를 마친 7일 현재 롯데 현대 한화가 하위권에 처져있는 것도 의외지만 이들 세 팀이 4할승률에도 못 미치리라곤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사실 올시즌은 지난해와는 달리 「투고타저」가 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었다. 이유는 좋은 신인투수들이 대거 입단하고 지난해 맥을 추지 못했던 에이스급 투수들이 재기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올 프로야구는 「미즈노방망이」란 최대변수를 맞이하면서 또다시 「타고투저」로 전반기를 마감했다.삼성에서 먼저 쓴 뒤 LG로부터 제소를 당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공인을 받은 이 방망이는 국내프로야구판을 여지없이 뒤흔들어 놓았다. 가히 「도깨비 방망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 투수들은 아예 기를 펴지 못했다. 게다가 롯데는 문동환 차명주 손민한의 연년생 거물투수가 한꺼번에 부상을 호소한 것을 비롯, 하위 세 팀은 한결같이 투수진이 무너져 승률을 까먹었다. 올시즌 또다른 변수로는 장마가 꼽힌다. 유난히 긴데다 일찍 찾아온 올 장마는 후반기에 무더기 연속경기를 만들어 놓았다. 이에 따라 마운드가 안정된 팀은 후반기에서의 상승세를 예고하고 있다. 장기간의 페넌트레이스에선 투수력, 내야수비력, 포수력, 타력의 순으로 순위가 결정되기 때문. 대체로 해태 OB와 마운드가 재정비된 한화 현대 등이 유리하다고 지적할 수 있다. 특히 후반기에는 해태 이종범과 삼성 양준혁이 최고타자의 자존심을 걸고 겨루는 「불꽃 승부」가 최대의 볼거리로 팬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하일성(야구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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