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New]신세대 직장인 『발언권 세졌다』

  • 입력 1997년 7월 7일 08시 20분


직장문화생활에서 신세대들의 발언권이 날로 세지고 있다. 『오늘 점심은 뭘로 하지』 식사 때가 되면 「쉰세대」 직장상사들이 신세대 사원들의 눈치를 보며 메뉴를 정하는 것은 이제 흔한 풍경. 퇴근 후 부서나 팀의 단합모임 장소도 신세대들의 취향에 따라 볼링장이나 영화관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야유회장소를 정하는 데 있어서도 윗사람들은 신세대사원들의 의사를 먼저 묻는다. 직장에서 업무결정권을 제외한 일상사의 의사결정권이 신세대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부하직원이 상사의 능력과 근무성적 등을 평가하는 상사평가제가 확산되기 시작하면서부터 부쩍 늘어난 현상. 여기에 신세대들의 개인주의적 성향과 신세대가 소비주체로 떠오르면서 사내 신세대사원들을 통해 「신세대정서」를 알려는 기업의 분위기도 한몫을 했다. 다음은 일부직장에서 나타나는 의사결정권 이동 사례. ▼야근〓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비상야근일지라도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던 시절은 지났다. 오늘 스케줄이 괜찮겠느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넌지시 야근의 당위성에 대하여 설명하기도 한다. 아랫사람이 동의하지 않을 땐 다른 직원에게 다시 알아봐야 한다. ▼휴가 연월차 사용〓상사평가제를 실시하고 있는 P사. 2년 전까지만 해도 직급순으로 사용날짜를 결정하는 게 상례였다. 그러나 요즘엔 아랫사람부터 선택한다. ▼신입사원 환영식 신고식〓옛날에는 신입사원이 부서에 처음 배치되는 날 저녁에 당연히 환영식이나 신고식이 벌어졌다. 그러나 요즘엔 부서에 첫출근한 신입사원의 스케줄에 따라 환영식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어쩌다가 상사들이 멋모르고 『오늘 새식구 환영부회하자』라고 했다가는 신입사원의 『약속 때문에 오늘 안되겠다』는 말에 무안당하기 십상. ▼술집에서의 인기도〓부서회식 때 술집 선택권이 있는 20대 회사원이 최고. 게다가 술좌석에서 술을 더 시키거나 안주를 시킬 때 전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아 술집주인에게 VIP대접을 받는다. 요즘 술집신장개업 때 돌리는 부채 요구르트 라이터 등 판촉물은 과장급 이상엔 될수록 주지 않는다. ▼노래방 단란주점 곡목선정〓마이크권은 신세대 직원들이 독점. 어쩌다 한번쯤 상사들에게도 노래를 부를 기회를 준다. 그러나 신세대 후배들에게 그 시간은 목을 가다듬거나 화장실에 가는 시간. 단란주점에서도 마찬가지. 종업원아가씨들도 신세대사원들과만 어울린다. 간혹 상사들중엔 회식이 끝나면 안가겠다는 부하직원들을 억지로 끌고가 폭탄주를 마시는 사람도 있다. 그때야 비로소 「폭탄주 제조 병권」은 상사가 쥔다. 〈김화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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