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화가출신 액자상 허진무씨

  • 입력 1997년 7월 7일 08시 20분


서울 종로구 관훈동 후미진 골목. 이곳 허름한 건물 2층에 자리한 「그림누리」. 미술작품의 액자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이다. 『액자도 예술입니다』 이 업체를 운영하는 허진무씨(50)는 서울대미대출신의 서양화가. 『그림보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 액자의 철학입니다』 액자가 너무 튀면 그림이 죽고, 액자가 너무 약하면 그림이 튀어 결국 작품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의재 허백련, 남농 허건의 먼 집안이기도 한 그는 액자의 목적을 두가지로 설명했다. 하나는 그림을 마지막으로 완성한다는 의미, 또 하나는 그림의 유지 보존. 그는 『여백을 얼마만큼 둘것인지, 한지를 포개는 배접은 어떻게 할것인지, 풀은 어느 정도 사용할 것인지 등 여러가지 고려해야 할 일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액자를 만들기 위해 풀도 전통적인 방법으로 직접 만든다. 『밀가루를 물에 풀어 끓이고 이를 식힌 다음 다시 물이 스며 나오면 떠내고 다시 끓이고…. 몇번씩 반복하지요. 대개 한달정도 걸립니다』 허씨는 지금 액자를 만드는 마지막 세대가 30대후반으로 뒤이을 사람들이 나오지 않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 고양시 관산동에 공방을 가지고 있다. 『30,40대 신진작가들의 작품이나 우리전통의 불화 민화를 아트포스터를 통해 소개하는 등 세상을 좀더 미술적으로 꾸미는 일에 앞장서고 싶습니다』 〈송영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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