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교육을 의무화하겠다던 정부의 계획이 취소됐다는 보도를 보고 아이를 키우는 주부로서 정부 교육당국자에게 사교육의 실상을 알려주고 싶다.
올해 딸을 유치원에 보내는데 1백18만원이라는 돈이 들었다. 순전히 입학초기의 금액이다. 입학 땐 3개월치 수업료를 미리 받는 관행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내야 했다. 그밖에 교재 유치원복 필기도구 체육복 가방 등에 간식비까지 해서 1백만원이 훌쩍 넘었는데 강남같은 부유층들이 사는 곳은 이보다 훨씬 더 든다고 한다. 그러니 연간 사교육비가 12조원이상 드는 게 당연하다.
지금 초등학교가 아이들의 유치원 교육을 전제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유치원에 다니는 건 이미 필수 교육과정이 돼버렸다. 이것을 학부모들의 부담으로만 돌리는 것은 교육정책의 직무유기라고 본다.
결국 유치원 교육은 이미 오래전부터 정규교육과정으로 자리잡은 것이고 또 아이들의 지능도 발달돼 현재의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인 말하기 셈하기 등은 유치원에서 다 배우기 때문에 유치원은 정규학교가 돼버린 셈이다.
그런데도 예산을 이유로 유치원의 의무교육을 미룬다는 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시 한번 심사숙고 해주길 바란다.
김현주(서울 영등포구 문래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