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의 마술사로 불리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한 「태양의 제국」이란 영화를 보면 굶주림에 지쳐 벌판을 걷는 소년의 머리 위로 미군 비행기의 구호물자가 떨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화면을 가득 채운 구호품이 바로 햄 통조림의 대명사 「스팸」이다.
요즘 인터넷의 게시판에는 때아닌 스팸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인터넷에서 스팸은 햄 통조림이 아니라 매일 아침 신문에 끼워 배달되는 광고전단처럼 인터넷 이용자에게 배달되는 홍보용 우편물을 말한다.
이런 광고편지는 실제 편지를 발송하는 것보다 비용도 저렴하고 효과도 그런대로 괜찮다. 몇몇 성공 사례가 알려지면서 전문적으로 대행해주는 업체도 생겨났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인터넷 뉴스그룹에 등록된 전자우편 주소나 PC통신업체가 보유한 사용자 ID를 빼내 무차별로 전자우편을 발송한다. 국내 한 업체의 경우 PC통신이용자 10만명의 ID를 확보했다고 자랑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요즘은 스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처음에는 이용자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하루에 5,6통씩 배달되는 광고우편에 점차 짜증을 내게 된 것이다.
얼마전 미국에서는 인터넷 스팸을 전문으로 보내는 사이버 프로모션이란 회사가 스팸을 견디다 못한 컴퓨서브와 몇군데 인터넷 서비스업체로부터 제소를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결국 사이버 프로모션은 6만5천달러의 손해배상금을 물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회사가 그동안 수많은 해커들에게 해킹을 당해 시스템이 다운되고 자료를 삭제당하는 수난을 겪었다는 것. 자신이 보낸 수만통의 스팸 편지를 되돌려받은 적도 많았다고 한다.
어떤 형태로든 자신이 원하지 않는 정보가 편지함에 들어온다는 것은 불쾌한 일이다.
또 인터넷의 자원 낭비라는 면에서 볼 때도 스팸은 좋지 않은 것이다.
안진혁<나우콤 전략기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