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32·기아엔터프라이즈)는 과연 팀과 결별할 것인가. 그렇다면 그의 새 둥지는 어디인가.
허재는 23일 타워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다른 팀으로 이적시켜줄 것을 팀에 요청하겠다』고 선언, 기아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그의 폭탄선언은 「농구천재」라고 불렸던 아마추어시절과는 달리 프로출범과 함께 주전에서 밀려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구단측에선 『현재까지는 허재의 트레이드 의사가 없다』며 『오는 26일 최상철 단장이 귀국하는대로 본인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위에선 허재의 이적이 불가피하리라는 분석. 허재는 아마시절부터 사생활 훈련태도 등과 관련, 최인선감독과 불화를 빚어왔다. 최감독은 프로원년대회에서 허재를 벤치에 앉혀놓고도 우승, 팀내에서 허재의 입지는 크게 좁아졌다.
허재의 강한 개성을 감안할때 구단이 트레이드 요청을 끝내 거부할 경우 그는 팀내에서 「시한폭탄」이 될 수밖에 없으며 이럴 경우 구단도 적잖은 상처를 입게 된다. 농구인들이 그의 이적 가능성을 점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허재는 어느 팀으로 갈 것인가. 허재는 이날 『아직 스카우트를 제의한 팀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여러팀이 이미 허재를 점찍고 막후교섭을 벌이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팀은 나래블루버드. 나래는 최근 허재의 대학 재학당시 감독이었던 정봉섭씨(중앙대체육부장) 및 기아측 관계자와 함께 한 자리에서 허재의 트레이드를 강력히 희망했다.
이 자리에서 기아측 관계자는 『허재의 이적이 결정될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래는 용병인 칼레이 해리스와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 빈 포인트가드의 자리에 허재가 적격이라는 판단. 나래는 특히 구단주가 허재의 트레이드에 적극적인데다 이흥선단장 이재호코치가 허재의 용산고 선배여서 팀내 융화에도 문제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나래외에 삼성썬더스 등도 허재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허재로선 이미 자리가 잡힌 기존팀보다는 신생팀에 가는 것이 훨씬 적응하기 쉬우리라는 것이 농구인들의 분석.
〈최화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