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보트피플/유사사례]김만철씨 일가 5일항해 日 도착

  • 입력 1997년 5월 13일 08시 04분


북한주민 두가족 14명이 12일 오후 배를 타고 서해상을 통해 귀순해옴으로써 북한주민의 해상탈출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들은 북한의 항구를 떠나 남한으로 직행했다고 밝히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같은 진술이 사실일 경우 최초의 북한판 「보트피플」로 규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북한주민들이 해상을 통해 귀순한 사례는 여러 건 있었다. 그러나 이는 모두 중국이나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귀순한 경우였다. 북한주민의 해상을 통한 귀순사례는 크게 네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하나는 일본을 거쳐 한국에 온 예로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87년2월 청진병원의 의사였던 金萬鐵(김만철)씨 일가 11명은 배를 타고 북한을 탈출, 일본에 도착한 뒤 『따뜻한 남쪽나라로 가고 싶다』며 망명을 요청해 충격을 줬다. 당시 김씨일가는 북한의 청진항 소속 감시선 50t급 청진호를 타고 청진항을 떠나 생명을 건 5일간의 항해끝에 일본의 미쿠니(三國)항에 도착했다. 韓日(한일)양국은 이들의 처리를 놓고 외교교섭을 벌인 끝에 이들을 대만을 거쳐 한국에 데려오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둘째 유형은 중국과 북한간 국경을 통해 일단 중국으로 탈출한 뒤 조선족과 관계당국의 도움을 받아 배편으로 한국으로 귀순해오는 경우다. 지난 1월22일 서해상으로 동시에 귀순한 문덕요양소 재정관리장 김영진씨 가족 4명과 오중흡대학 후방부관리과장 유송일씨 가족 4명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서해상 격렬비열도에 내린 이들은 처음에는 「보트피플」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나 곧 중국에서 10개월 가량 머문뒤 조선족 등의 도움으로 중국어선을 타고 귀순한 것으로 확인됐다. 셋째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오는 한국국적 선박이나 제삼국국적 선박에 몸을 싣고 밀항, 귀순을 요청하는 경우다. 96년1월 컨테이너선을 통해 잠입, 부산항에 도착한 뒤 망명을 요청한 배인수씨나 같은해 2월과 6월 한국선박 전진호에 타고 밀항, 포항도착후 귀순한 김영국씨와 탈북후 중국에서 전전하다 천인호를 타고 인천항에 밀항 귀순한 국경경비대소속 우광빈 상등병 등이 그 예다. 마지막으로 어느 누구의 도움도 없이 중국에서 쪽배를 구해 목숨을 걸고 서해를 건너온 탈북자들도 있었다. 95년6월 밀입국한 김용화씨는 88년 탈북한 이래 중국에 있는 한국공관에 세차례나 망명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95년6월 단신으로 쪽배를 타고 서산앞바다를 통해 밀입국했다. 〈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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