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중풍 어머니 40년 수발 임성호씨

  • 입력 1997년 5월 10일 10시 48분


「장병(長病)에 효자없다」는 말은 거짓인가. 대전시청 청원경찰 林聖鎬(임성호·51·대전 대덕구 읍내동 현대아파트)씨는 40년동안 중풍을 앓아온 어머니를 극진히 간호하고 봉양해온 효자다. 임씨에게 시련이 시작된 것은 12세때. 어머니 김서례씨(90)가 중풍으로 쓰러지고 2년 뒤엔 천식을 앓던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났다. 한가닥 의지했던 형은 다리가 부어 제대로 활동할 수 없는 기이한 병을 얻어 군대에서 돌아왔다. 졸지에 소년가장이 된 임씨는 낮에는 머슴살이를, 밤에는 병간호를 해야했고 시간이 나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며 중풍에 좋다는 약초를 캤다. 그동안의 외로움과 힘겨움을 그나마 덜 수 있게 된 것은 88년부터. 아내로 맞이한 尹潤彩(윤윤채·42)씨는 임신중에도 행상을 해 살림을 도왔고 어머니에게는 틈틈이 잡지를 읽어드려 생기를 돋우는 등 말그대로 임씨의 반려가 됐다. 대소변을 받아내야 했던 어머니도 93년부터는 회복세로 돌아섰다. 임씨는 현재 어머니 병간호에 쏟았던 여력으로 동네 경로당을 찾아 잔치를 베풀어주는가 하면 무연고 묘지를 벌초해주고 있다. 『제가 어머니를 도왔다기 보다는 오히려 어머니가 저를 흐트러지지 않도록 인도해왔다고 생각해요』 정부는 임씨에게 지난 8일 어버이날을 맞아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여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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