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대전 금고동 위생매립장내 모향공원 준공

  • 입력 1997년 5월 2일 11시 59분


「대대로 서로를 아끼며 살아온 동네 사람들은/어느날 백삼십만 시민의 청결을 위해/정든 땅 정든 고향을 내놓기로 뜻을 모았다/…/그 거룩하고 훌륭한 마을분들의 뜻을 새기고/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여기에 탑을 높이 세우고 둘레를 다듬어/공원을 만들어 남기다」. 지난달 30일 준공된 대전 유성구 금고동 장기위생매립장내 금고동 모향(慕鄕)공원에 있는 시비(詩碑)의 구절이다. 「동네 사람들」이란 이곳에서 논밭을 일구며 조상 대대로 살다가 위생매립장이 들어서면서 고향을 떠나야 했던 이주민 1백21가구 5백26명. 이들은 지난 91년 「고향에 쓰레기매립장이 들어선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결사반대하고 나섰으나 『시민전체를 위해 양보해달라』는 대전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결국 인근지역인 송강과 유성으로 이주했다. 대전시는 이에 따라 매립장 한쪽 6백97평에 1억4천만원을 들여 모향탑(慕鄕塔)과 시비 등을 세우고 매립장 준공과 함께 이날 제막식도 가졌다. 탑은 목원대 회화과 양충모교수가 제작했다. 이곳에 있는 「금고동」이라는 또 다른 시비에는 「계룡의 맥이 멈춘/불무산 자락에/해마다 흐드러지게 핀 밤꽃이/향내를 뿜어내는 곳」이라며 금고동의 옛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대전〓이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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