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행장이 王』…대출서류 먼저 사인-결재 종용

  • 입력 1997년 4월 29일 19시 52분


『은행장 뜻을 거슬러서 살아남을 사람은 없어요.은행장은 은행 안에서는 대통령보다 더한 카리스마를 가진 황제입니다』(시중은행의 한 임원) 은행장 1인지배체제는 朴錫台(박석태) 전 제일은행 상무를 자살로 몰고간 요인중의 하나라고 금융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실제로 李喆洙(이철수)전 제일은행장은 이사회에 내놓을 주요 대출심사서류에 자신이 먼저 사인한 뒤 관련자료를 이사회 당일 이사들에게 제시하기도 했다고 은행관계자는 말한다. 은행장의 뜻은 이미 섰으니 알아서들 빨리 처리하라는 식이었다는 얘기다. 『제일은행만의 문제가 아니죠. 은행장이 먼저 결재를 했는데 누가 결재를 하지 않고 배깁니까』(시중은행의 한 실무자) 이때문에 최근 시중은행 내에 잇따라 설치되고 있는 「여신심사위원회」도 성패는 은행장에게 달렸다는 지적이다. 위원회는 대략 3백억∼5백억원을 웃도는 거액대출 심사에 결재라인 전원이 찬반의사표시를 해 3분의2 표결로 결정하며 은행장은 최종결재만 한다. 그러나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은행장의 후원을 받는 전무가 심사위원장이며 위원장이 은행장의 뜻을 위원회에 전달하는 식이 된다면 제도의 본뜻은 사라지고 만다』고 지적했다. 〈윤희상·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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