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이철승/나라를 살리는 길

  • 입력 1997년 4월 8일 20시 08분


지난 1일 청와대 3金(김)회담에서 「경제대책 특별위원회」를 설치키로 합의했다. 이것은 3김씨가 현 난국을 경제위기로만 파악, 그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면서 3김의 공생과 대권 정국 시동을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 위기 부른 3金의 책임 ▼ 정치는 결과에 대한 책임이다. 근 30년간 3김씨가 관여해 온 이 나라는 현재 정치 경제 안보 사상 등 4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정치권력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한국에서 피라미 같은 수서사건을 고래 같은 한보사태로 키워오면서 국가를 부도 직전으로 몰고 간 사람은 바로 3김씨다. 3김씨는 세계 최고의 대선 자금을 사용한 당사자인데도 정치자금을 성역화시켜 놓고 대선 정국으로 가려 한다면 또다시 1조원 이상의 돈이 지출돼 국가경제는 파산에 직면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간 2억3천만달러 이상의 식량을 북한에 주었고, 그 일부는 군량미로 전용됐다고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은 말했다. 그 쌀을 지원받은 북한이 잠수함을 내려보냈고 최근에는 북한이 곧 무너진다는 설이 파다하다. 그런데도 李韓永(이한영)씨를 테러한 범인의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이 나라의 치안이다. 대남 무력도발이나 북한 붕괴사태가 발생하면 우리의 군사, 안보태세가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게다가 우리는 이산가족과 납북인사 등 대북 인권문제에 어떤 주장도 못해본 채 곧 망한다는 북한에 또 쌀을 주겠다고 하니 정부의 대북정책에 국민은 어지러울 지경이다. 필자는 黃長燁(황장엽)의 말을 빌리지 않고도 오래 전부터 한국은 간첩의 천국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황장엽이 누군가. 주체사상의 제창자로서 그간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사상 안보를 「주사파」를 통해 얼마나 괴롭힌 인물인가. 이런 인물의 망명사건을 두고 3김씨는 개인이나 정권의 이해보다 국가적 차원에서 황장엽 문제를 철저히 논의했어야 했다. 우리 권력과 정치권 내부에 간첩이 많다는 황씨의 고백에도 불구하고 한 야당에서는 오히려 친북세력들이 주장하는 「공안정국」이나 「매카시즘」을 운운하며 성급한 언동을 한다. 과거 盧泰愚(노태우)대통령이 중간평가 공약을 번복하는 대가로 간첩 徐敬元(서경원)사건에 연루된 야당 지도자와 정치적 타협을 했다는 설을 오늘에 다시 보는 듯하다. 이번엔 확고한 대북정책 수립의 전기를 놓쳐서는 안된다. ▼ 「구국 국민회의 」 만들자 ▼ 이런 총체적 국가위기를 올바로 진단하지 않은 채 이루어진 3김 회동은 정경유착, 정치자금 성역화, 선거부정, 그리고 법 개정 등 망국적 방정식의 악순환을 통해 3김의 정치판을 더 끌고 가자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오늘의 국가위기가 이대로 간다면 헌정 중단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3김씨 자신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노태우씨가 모든 사실을 공개하고 3김씨도 국민앞에 정치자금을 고백하는 살신성인의 정신을 살리지 않는 한 대선을 치를 수 없다. 필자는 현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혁명적 조치를 취할 것을 제의한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회복하고 위기에 봉착한 국가를 구하기 위한 「구국비상국민회의」를 구성해서 헌법과 선거법을 위시한 제반 정치관계법을 개정하고 검찰과 선거관리위원회 및 은행감독원 등이 권력의 시녀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 「중심제」가 대통령 「제왕제(帝王制)」로 변질돼 국민들을 신음케하는 일이 더 이상 없도록 권력분립과 정국 안정을 통해 국가경제 회복의 혁명적 결단을 내릴 때를 놓치면 안된다. 이철승 <자유민주민족회의 대표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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