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대륙바둑」이 몰려오고 있다…中20대 세대교체

  • 입력 1997년 3월 30일 08시 30분


[최수묵기자] 중국 바둑이 몰려오고 있다. 세계 정상을 달리고 있는 한국 바둑에 위협을 가할 기세다. 중국은 최근 20대 신예기사들이 대거 약진하는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세대교체의 대표주자는 常昊(상호·20)7단. 그는 이달초 타이틀을 거의 독점하고 있던 馬曉春(마효춘)9단을 꺾고 천원위를 차지, 20대 기세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는 첫 타이틀을 따냈지만 앞으로 「영토 확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중국기원이 96년 하반기 국내외 바둑대회 결과를 토대로 평가한 기사 서열에 따르면 20대 젊은 기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상호7단이 95년 20위에서 2위로 급부상한 것을 비롯해 張文東(장문동·26)9단이 26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周鶴洋(주학양·20)6단이 14위에서 5위로, 王磊(왕뢰·19)5단이 13위에서 6위로 각각 상승했다. 불과 1년 사이에 20대 기사 4명이 10위권으로 뛰어 오른 것. 왕뢰5단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성장속도가 빨라 「중국의 李昌鎬(이창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호 장문동과 함께 「3小龍(소룡)」으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楊士海(양사해·25)7단 張璇(장선·29)7단이 각각 11위와 13위에 올랐고 羅洗河(나세하·20)5단과 劉菁(유청·21)6단이 동률 15위를 차지했다. 50위권 밖에 있던 余平(여평·22)5단과 王煜輝(왕욱휘·20)5단 등도 각각 28위와 35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차세대 주력군을 대거 확보하고 있는 중국은 세계 정상에 도전하기 위해 「라이벌」 한국에 대한 연구도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의 바둑 유력지인 신민위기(新民圍棋)는 3월호에서 「충암의 비밀무기」라는 특집기사를 실었다. 충암연구회는 세계 최강 이창호와 劉昌赫(유창혁)9단을 배출한 한국 바둑의 산실. 일반기보가 아닌 충암사단의 내부 자료까지 입수해 보도한 것은 중국이 얼마큼 한국을 깊이 연구하고 있는지를 시사하는 것. 중국이 한국 분석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중국기원은 지난해 이창호의 성장배경과 바둑의 특징에 대해 낱낱이 분석한 특집을 게재한 뒤 중국 기사들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중국기원은 이와 함께 독자적인 기보관리 프로그램을 개발, 한국 일본 등 해외기사의 성향과 수법을 분석해 중국기사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중국은 기사층이 두꺼워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서 『1,2년사이 20대 젊은 기사중 상당수가 국제무대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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