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새 중국 국영해운업체인 중국원양운수총공사와 남아공의 사파리사 등 외국선사들이 체선체화를 이유로 부산항을 주기항지에서 제외하는 예가 늘고 있다. 부산항을 비롯한 국내 항구들의 하역능력 부족으로 이같은 외국선사들의 입항감소 현상은 이미 여러해전부터 예측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대로 투자가 뒷받침되지 못해 마침내 최악의 상황에 이르고 있다. 항만시설은 하루아침에 확충될 성질의 것이 아니므로 앞으로도 상당기간 외국선사들의 국내기항 외면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국내 국민총생산(GNP) 대비 항만시설 투자비중은 70년 0.26%이후 85년 0.13% 94년 0.12%로 계속 감소해오다 지난해 0.13%로 소폭 증가했으나 심각한 체선체화를 감안할 때 극히 미흡한 수준이다. 반면 세계 해상물동량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80년 2.8%에서 90년 5.7%, 지난해에는 9.0%로 높아졌다. 부산항의 컨테이너 처리능력은 세계5위이나 선석은 7개에 불과, 세계 20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심각한 체선체화로 인해 물류비용 추가발생액만 연간 5천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보통 대형 컨테이너선 한척이 기항할 경우 지역경제에 약 4억원의 수익이 떨어진다고 한다. 그런만큼 1백년을 내다보고 과감한 물류투자로 국가경쟁력을 최대한 높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효석(경기 수원시 팔달구 신동 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