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서정균/美골프장, 노인동행땐 그린피 할인

  • 입력 1997년 3월 22일 08시 39분


지난 여름 미국 보스턴에서 겪은 일이다. 그곳 병원에서 연수중인 아들과 함께 보스턴 근교에 있는 골프장(퍼블릭코스)을 찾았다. 게시판에 그린피가 1인당 12달러로 적혀 있었다. 우리는 두 사람분 24달러를 냈더니 직원이 나를 한참 쳐다보더니 나이를 물었다. 68세라고 대답했더니 그 직원은 두 사람분을 합쳐 10달러만 내라는 것이다. 노인은 5달러고 아들은 노부모를 모시고 왔으니 그 효심을 보아 5달러만 내라는 것이었다. 며칠후 나는 집사람과 함께 보스턴 시내에 있는 한 미술관을 찾았다. 입장권 두장을 사가지고 집표원에게 건넸더니 『나이가 60이 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더니 경로표로 바꾸어 오라고 친절히 일러 주었다. 돈으로 따져 몇푼 안될지 몰라도 노인을 예우하는 이 나라 사람들의 자세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버스나 지하철에 붙어있는 노약자 지정석 표시는 유명무실하다. 노인들이 승차하면 그자리에 앉아있는 젊은이들은 슬그머니 눈을 감아버린다. 무임 승차권을 받으려고 창구에 경로증을 제시하면 직원은 영락없이 집어던지다시피 표를 내준다. 이천에 있는 S온천은 오래전부터 경로증 소지자에게 2천원을 깎아주고 서울근교에 있는 S랜드는 무료입장을 시켜주어 그나마 고마움을 느낀다. 서정균(서울 송파구 오금동 55)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