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파 M&A/파문경과]한판 대결 불가피

  • 입력 1997년 3월 8일 20시 37분


[정경준 기자] 신동방과 대농그룹의 미도파 경영권 공방이 본격화됐다. 신동방그룹은 지난 4일 미도파주식 보유사실을 처음으로 밝힌데 이어 6일에는 미도파주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이에 맞서 대농은 6일 현대 삼성 LG그룹을 백기사(白騎士)로 끌어들여 경영권 사수(死守)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작년말 이후 지분확보 물밑경쟁을 벌여온 양측이 우호세력을 등에 업고 불꽃튀는 지상전(地上戰)을 벌이게 됐다. 사태의 발단은 외국인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동방그룹 계열사인 동방페레그린증권 창구를 통해 미도파주를 집중매집, 투자한도(20%)를 채우면서부터. 미도파는 이후 외국인과 연계한 신동방그룹에 의한 M&A설에 휩싸이게 됐다. 그러나 신동방은 1월9일 『미도파 인수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공시하는 등 항간의 M&A설을 공식 부인했다. 한편 외국인들의 대리인을 자처한 동방페레그린증권의 폴 피비고문은 지난 1월23일 회견을 자청, 『외국인들은 미도파의 경영권을 장악할 의도가 없지만 지금보다 경영을 더 잘할 수 있는 세력이 의결권을 행사토록 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6일에도 이같은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대농은 사모 전환사채(CB·1월25일)와 공모(公募)신주인수권부사채(BW·2월25일)를 발행, 경영권을 방어하려 했으나 법원에 의해 번번이 무산됐다. 한때는 성원그룹이 전면에 나섰다. 대한종합금융 등 성원그룹 4개 계열사가 외국인 등으로부터 미도파주 1백87만주(전체주식의 12.24%)를 사들인 것.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성원그룹이 신동방 및 외국인들과 연계돼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성원은 그러나 『단순한 투자목적일 뿐』이라고 계속 강조했다. 그러자 신동방이 마침내 실체를 드러냈다. 신동방그룹은 4일 신동방이 70만주(4.61%), 고려산업이 1백31만주(8.63%)의 미도파주식을 취득했다고 밝히고 6일엔 『미도파주 공개매수를 검토중』이라고 공시한 것. 궁지에 몰린 대농은 6일 5백억원 규모의 사모(私募)BW를 발행, 현대 삼성 LG 등에 인수시킴으로써 앞으로의 싸움에 동원할 「실탄」을 마련하는 동시에 보수 대연합 구축을 과시했다. 이제 신동방―성원―외국인 대(對) 대농―현대―삼성―LG의 대회전이 임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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